도둑을 맞아 보지 않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나 도둑을 맞아본 경험이 있으면 도둑 맞은 사람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물건들의 시장 가격에 관계없이 주인에게 귀한 것들이어서 그 심정의 참담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신혼 초에 도둑을 맞았다. 결혼을 기념해서 장만한 정장 한 벌씩과 신부의 겨울 외투가 우리의 전 재산이었다. 둘이 다 직장엘 다녔는데 그 날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그래 둘이 다 막 입는 헌옷을 걸치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퇴근 후 돌아와 보니 방문도 장문도 활짝 열리고 텅 비어 있었다. 그 순간 정말 가슴이 텅 비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때는 밖에 널어둔 빨래나 밖에 둔 미역이나 채소 등을 훔쳐가던 때였다. 우리는 전 재산을 잃은 것이었다. 한 해쯤 전인가 선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