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 박지웅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 박지웅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 통째 걸어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붙어서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19.07.24
여름의 문장 - 김나영 여름의 문장 - 김나영 공원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곁에서 서성거리던 바람이 가끔씩 책장을 넘긴다. 길고 지루하던 산문의 여름날도 책장을 넘기듯 고요하게 익어가고 오구나무 가지 사이에 투명한 매미의 허물이 붙어 있다. 소리 하나로 여름을 휘어잡던 눈과 배와 뒷다리의 힘, 저 솜털..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18.08.21
담벼락을 기어 오르는 매미 매미에게 도시는 그리 썩 잘 어울리는 환경은 아닌 듯 합니다. 이른 아침 골목길에 떨어져 푸드덕 거리던 매미가 겨우 기어오른 곳이 처음 태어난 나무가 아니라 어느 집 키 낮은 블록 담장입니다. 처음엔 길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운동을 마치고 다시 돌아올 때 보니 저렇게 힘들게 바.. 글-隨筆 · 斷想 2017.07.18
초복, 드디어 매미가 울기 시작했어요 어젯밤 소심이를 산책시키기 위해서 뜰을 나서는데, 비 온 뒤 축축해 진 감나무 잎사귀 사이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습니다. 푸드득 푸드득... 뭔가 하고 가만히 올려다 보니 지난번 폭우 때문에 잠에서 깨어 난 매미가 번데기에서 나와 나무를 기어오르면서, 날개를 말리기 위해서.. 글-隨筆 · 斷想 201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