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꽃이 필 때- 복효근앞집 장닭은 시도 때도 없이 울어서날이 밝았겠거니 하고 일어나면새벽 세 시도 되고네 시가 되기도 했지요유정란 먹겠다고 기르는 그 닭을그러나 나는 모가지 비틀어소주 안줏감으로나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요밤꽃내 진동하는 6월 어느 날엔가는동네가 떠나가도록유난히도 울어 쌓는 웬수 같은 그놈 때문에웬일이랴 깨어서우리 내외뒤척이다 궁시렁대다 그만갑자기 뜨거워졌겠지요가끔은 아닌 밤에 꼬끼오닭이 울어도 좋겠다고생각하는데밤꽃내는 왜 스멀스멀온 동네에 기어댕기던지요- 시집 (실천문학사, 2013)* 감상 : 복효근 시인.1962년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 혜성고와 전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나와 평생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 현장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유머 넘치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