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 손 세실리아 누군가 내 시집을 통째로 필사했단다일부라면 모를까 기분이 묘하다시집을 옮겨 쓰는 일이란시인의 생애를 꿰뚫는 일일 터 그가 시를 베끼는 동안 나는잠수병 약값이라도 벌겠다며엄동의 바다에 나가 물질하는늙은 해녀의 숨비소리를 필사했고가격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한 귀농인의연체된 영농자금 대출통장을 필사했으며입 하나 덜 요량으로 시집왔다가 오히려대식구의 가장이 되고 만필리핀 처자의 다크서클을 필사했다 눈에 밟히는 애면글면과 얼얼한 사연을고작해야 삐뚤빼뚤 몇 줄 훔치는 동안내 살아온 날을 깡그리 털어간 - 시집 (아시아, 2026) * 감상 : 손세실리아 시인.1963년 2월13일,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습니다. 2001년 문예지 , 등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애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