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 안학수 너처럼 튼튼하고 싶어.벗고 살아도 벌레도 붙지 않고몸집도 우람하니 아프지 않고 싶어. 너처럼 너그럽고 싶어.누가 만져 보면 간지럼나무답게온몸 키들키들 떨며 좋아하고 싶어. 너처럼 사랑하고 싶어.유월부터 구월까지 지지 않고오래오래 도타운 꽃 피우고 싶어. 바람이 소슬하다고가을날이 외로운 이에게곱다랗게 물든 잎 떨쳐 주고 싶어. 쌓인 눈이 시리다고어두운 자리로 웅크리는 날우듬지까지 눈꽃을 빛내고 싶어. 별별 꽃구경 났다고사람 모이는 잔디 마당에덩치 좋은 너럭바위랑 멋지고 싶어. 나도, 너처럼 - 시집 (창비, 2026) * 감상 : 안학수 시인.1954년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태어났습니다. 5살 때 동네 친구 형이 먹다 놔둔 옥수수를 먹었다는 이유로 허리를 발로 차서 마루에서 떨어진 후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