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6

암 수술 후 '회복중인 조카'를 위한 기도

"Because he himself suffered when he was tempted, he is able to help those who are being tempted."(Heb. 2:14) "그는 몸소 시험을 받아서 고난을 당하셨으므로, 시험을 받는 사람들을 도우실 수 있습니다"(히 2:14, 새번역) * 묵상 : 아무리 잘 정돈된 언어와 친절한 말, 따뜻한 말투로 위로를 해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극심한 고통을 그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위안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성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이 땅에서 받을 수 있는 온갖 고난은 몸소 다 겪으셨기에 고난 받는 우리를..

벗에게 부탁함 / 다시 벗에게 부탁함 - 정호승

벗에게 부탁함 - 정호승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 같은 놈 저 나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 같은 놈 저 봄비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같은 놈이 되고 싶다 - 시집 (창작과비평, 1999) * 감상 : 정호승 시인. 1950년 1월 3일,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대구 삼덕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계성중학교 1학년 때인 1962년 은행원이었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도시 변두리 지역에서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륜고등학교 재학 중, 전국고등학생 문예현상 모집에서 ‘고교문예의 성찰’이라는 평론으로 당선, 1968년 문예..

걸림돌 - 공광규 / 사랑한다 - 정호승

걸림돌 - 공광규 잘 아는 스님께 행자 하나를 들이라 했더니 지옥 하나를 더 두는 거라며 마다하신다 석가도 자신의 자식이 수행에 장애가 된다며 아들 이름을 아예 ‘장애’라고 짓지 않았던가 우리 어머니는 또 어떻게 말씀하셨나 인생이 안 풀려 술 취한 아버지와 싸울 때마다 “자식이 원수여! 원수여!” 소리치지 않으셨던가 밖에 애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중소기업 하나를 경영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누구를 들이고 둔다는 것이 그럴 것 같다 오늘 저녁에 덜 되먹은 후배 놈 하나가 처자식이 걸림돌이라고 푸념하며 돌아갔다 나는 “못난 놈! 못난 놈!” 훈계하며 술을 사주었다 걸림돌은 세상에 걸쳐 사는 좋은 핑계거리일 것이다 걸림돌이 없다면 인생의 안주도 추억도 빈약하고 나도 이미 저 아래로 떠내려가고 말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