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양식 묵상 - More than answer, listen and understand]
To God belong wisdom and power; counsel and understanding are his. Job 12:13 (Job 11:7~20)
[정답 보다는 경청과 이해]
지혜와 권능이 하나님께 있고 계략과 명철도 그에게 속하였나니 - 욥기 12:13 (본문 욥 11:7~20)
욥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 친구들은 해결책은 말해주었지만 그를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소발은 욥에게 지금 그가 할 일은 전심으로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뿐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하면 “너의 생명의 날이 대낮보다 밝으리라”고 했습니다(11:17). 그 충고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욥은 통렬하게 비꼬며 “너희가 죽으면 지혜도 죽겠구나”(12:2)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과서에 쓰여 있는 해답은 실제 문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욥의 친구들을 비판하기는 쉽지만, 우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질문에 성급하게 답변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상담을 하다보면 표면적으로 사람들은 물론 문제의 해답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보다 더 원하는 것은, 우리가 듣고 이해해주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합니다.
저희 부부는 오늘부터 2박 3일 동안 열리는 생명의 전화 아시아-태평양 전화 카운슬링 대회에 참석합니다. 매 3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일본, 대만,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그간 개최되어 학기 중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저는 참석이 쉽지 않았는데, 올해는 한국 생명의 전화가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갈등을 넘어 화해와 용서’라는 큰 주제 아래, 대화, 용서, 가족, 집단 트라우마 치유 등의 소 주제를 가지고 다양하게 논의하고 경험들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정호승 시인의 <사랑한다>는 시입니다. 언젠가 이 시를 읽고 깊은 울림으로 며칠을 흐느적거렸던 시이기도 합니다.
사랑한다
- 정호승
밥그릇을 들고 길을 걷는다
목이 말라 손가락으로 강물 위에
사랑한다라고 쓰고 물을 마신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리고
몇날 며칠 장대비가 때린다
도도히 황톳물이 흐른다
제비꽃이 아파 고개를 숙인다
비가 그친 뒤
강둑을 내려다본다
젊은 송장 하나가 떠내려오다가
사랑한다
내 글씨에 걸려 떠내려가지 못한다
그동안 생명의 전화가 이 땅에서 해 온 사역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저는 감히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삶의 황톳물에 아파하며 고개 숙인 수많은 제비꽃들에게 전화선 저 쪽 끝에서 누군가 들어주기 위해서 앉아있다는 희망을 던져 준 사역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라기는 40년을 맞는 한국 생명의 전화가 앞으로도 계속, 그냥 떠내려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사랑한다'는 이해하고 수용하는 '희망'에 걸린 송장들을 건져올리는, 생생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Father, help us to be a friend first before we offer advice to others. Thank You for the privilege of sharing our hearts with You in prayer. Thank You for sending us Your Holy Spirit so that we will never be alone.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충고를 해주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되어주도록 도와주소서. 기도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당신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특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성령님을 보내주셔서 결코 홀로 있지 않게 해주심을 감사합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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