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홍대 앞 문화, 그리고 카페 Anthracite

석전碩田,제임스 2016. 9. 28. 16:15

[홍대앞]이라는 말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은 지도 벌써 20년은 되어가는가 봅니다. 처음에는, '! '로 대변되는 퇴폐 [강남 문화]의 대척점에 서는 언더 문화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홍대앞]문화가 예전의 강남 문화의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높은 임대료와 건질 것 없는 빈 껍데기 문화로 변질되어 가는 [홍대앞] 문화가 아쉽지만, 그래도 아직도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가게들이 저마다의 노하우로 군데 군데서 버텨 주고 있는 것이 홍대 앞에서 40여년을 보낸 사람으로서, 고맙고 기특할 뿐입니다.

 

그러나 대세는 차츰 차츰 홍대 앞을 떠나 인근의 연남동과 합정동으로 그 지경을 넓혀가는 추세인데, 멀리는 성산동, 망원동까지도 홍대 앞 상권 뿐 아니라, 예전의 그 초심을 지닌 [홍대앞] 문화가 번져 나가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긴 합니다.

 

오늘은 합정동 쯤에 있는 '콩나물 국밥집'에서 맛있게 국밥 한 그릇을 후다닥 먹은 후에, 인근 한창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당인리 화력 발전소 앞에 있는, 요즘 한창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커피 집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돌아왔습니다. 연탄 공장을 개조해서 근사한 커피 집으로 개조하여, 알음 알음 이름을 알리고 있는 <Anthracite>라는 커피 집인데요, 시커먼 연탄 공장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고, 커피 향기 나는 맛깔스런 카페로 꾸민 모습이, 한번 쯤 들러봐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곁들인 케익 두 조각 때문인지는 몰라도, 콩나물 국밥보다 커피 값이 더 비쌌지만 말입니다. ^&^


오늘처럼 비 온 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좋은 날에는 2층, 시원한 야외 테라스에서 당인리 발전소 공사 현장을 보면서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