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석전碩田,제임스 2008. 8. 7. 17:16

말은 음성체계이니 만큼 발음이 정확해야 잘하는 말이다. 또 언어의 문법체계에 맞아야 하고 실용적 사용법에도 맞아야 잘하는 말이다. 그러나 잘하는 말에는 무엇보다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진실성만이 설득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Einstein은 상대성 원리와 빛의 속도라는 시간개념을 도입한 공식 E=mc2으로 너무 잘 알려진 과학자이다. 그의 고희 기념으로 Princeton대학에서 모임이 있었다. Nobel상을 수상한 한 연사가  Einstein의 업적을 치하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Einstein의 위대한 업적을 치하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하였다. 끝내 그는 그의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경외하는 목소리로 모든 곳은 여기서 왔습니다.” 라고 한마디 하고는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 연사의 가장 잘 못한 말은 지금까지 Einstein의 업적을 가장 잘 치하한 가장 잘한 말로 알려져 있다.  

 

집안 어른들께 고향의 백 과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백 과부라는 부인은 어려서 시집을 가서 아마 열 입곱 쯤에 과부가 된 이다. 배운 것 없고 의지할 데 없이 혼자 살아가야 했다. 오늘날처럼 일거리가 많은 것도, 여성의 사회활동이 자유로운 시대도 아니었다. 그래 그는 온갖 잡일은 다 해냈다고 한다. 봇짐 장사, 남의 집살이, 품팔이 등등. 그저 근검절약해서 상당한 돈을 모았다. 그리고는 그 돈으로 농사를 지어 볼 양으로 모은 돈 전부를 투자하여 땅을 샀다. 그런데 그 땅이 불모지였다.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땅이었다. 속았다하여 본인은 물론 이웃들도 그를 불쌍히 여기고 안타까워했다. 한데 그 땅에서 텅스텐(tungsten)이 나온 것이었다. 당연히 백 과부는 부자가 되었다. 젊어서 한 고생을 생각하여 그는 그 돈을 사회에 헌납하였다. 고아원, 모자원, 양로원 등을 세웠다. 어느 고아원을 짓고 그 준공식에서 였다고 한다. 기념식에는 도지사, 군수를 비롯하여 많은 저명 인사들이 참석하여 성대한 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그럴듯하게 한 마디씩하고 순서에 따라 돈을 희사한 백 과부의 인사말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평소에 입던 물 안들인 광복 치마저고리를 입고 단상에 섰다. 머뭇머뭇 말했다.  

 

그저, 나는 평생하기 싫은 일만 골라하고, 평생 먹기 싫은 것만 골라 먹고평생 입고 싶지 않은 옷만 골라 입었소이다.”  

 

이 간단한 표현에 청중은 미동도 못하고 침묵하였고 드디어 오랫동안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는 것이다. 백 과부의 말에는 그녀의 평생을 담은 진실이 있었던 것이다. 진실이 있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며 설득력이 있는 말이라야 잘하는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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