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 이동순눈 펄펄 오는아득한 벌판으로부모 시신을 말에 묶어서채찍으로 말 궁둥이 힘껏 때리면그 말 종일토록 달리다가저절로 말 등의 주검이 굴러떨어지는 곳그곳이 바로 무덤이라네남루한 육신은주린 독수리들 날아와 거두어 가네지친 말이들판 헤매다 돌아오면부모님 살아온 듯말 목을 껴안고 뺨 비비며뜨거운 눈물그제야 펑펑 쏟는다네눈 펄펄 오는 아득한 벌판을물끄러미 내다보는자식들 있네- 시집(문학동네, 2005)* 감상 : 이동순 시인, 문학평론가.1950년 6월 경북 김천(금릉)에서 태어났습니다. 경북대학교 국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3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서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1989년에는 동아일보 신춘 문예 평론 부문에도 당선되었습니다. 안동간호전문대, 충북대 국문과 교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