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 손 시린 나목(裸木)의 가지 끝에홀로 앉은 바람 같은목숨의 빛깔그대의 빈 하늘 위에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차오르는 빛구름에 숨어서도웃음 잃지 않는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잎새 하나 남지 않은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빛이 있어혼자서도풍요로워라.맑고 높이 사는 법을빛으로 출렁이는겨울 반달이여.- 이해인 제3 시집(분도출판사, 1983)* 감상 : 이해인 시인, 수녀.본명은 이명숙. 1945년 6월 7일 강원도 양구에서 가톨릭 신자 가정에 1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지 3일 만에 받은 유아 세례명은 ‘베르나뎃다’입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해인 수녀의 아버지는 납북되었고, 가족은 부산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