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대학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석전碩田,제임스 2008. 8. 9. 18:18

첫째, 대학에서는 지식을 얻는다. 현대는 전문지식의 시대다. 현실적으로 현대생활에 필요한 지식 없이는 살아 갈 수가 없다. 이때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먼저 철저해야 한다.  분명치 못한 지식은 오히려 해롭다.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속담이 있다. 공자도 이 점을 강조하여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 곧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분명한 지식이 필요하다. 가령, 국어과 학생이 영어는 한자도 모른다든가, 영어과 학생이 컴퓨터느 전혀 모른다든가, 전자과 학생이 국어를 몰라선 안 되는 것이다. 낱지식, 퀴즈문답식 지식은 안 된다. 전체 속에서 이해된 지식이라야 낱지식도 산다. 게슈탈트 (Gestalt) 학파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The whole is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 고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철저하고 넓게 전체에서 이해된 지식은 그 사용이 자제되어야 한다. 아무데서나 아는 체해서는 안 된다. 영어 좀 안다고 아무데서나 영어를 써서는 안 된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필요할 때에 쓰고 쓸데없이 안 쓰기 위함이다.

 

둘째,대학생활을 통해서 사상을 확립해야한다. 생각이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공자는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 쓸데가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하였다.  우리 역사 속에서 사상이 흔들려 훗날 지탄을 받는 지식인이 얼마나 많은가. 이렇듯 중요한 사상은 공시성과 통시성을 가진 이성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상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한다. 남에게 실천을 외치고 자신에게 적용 못하면 사기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실천해서는 안 된다. 가령 북한이 적국이라고 북한어린아이의 뒤통수를 때리는 것은 사상의 실천이 아니고 테러 일뿐이다.

 

끝으로, 대학은 지혜를 얻는 곳이다.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지혜롭게 쓰지 못하면오히려 해롭고, 사상도 따지고 보면 지혜의 일부일 뿐이다. 지혜의 시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검은 피부를 희게 하려고 수세미로 피가 나도록 손을 닦는 흑인 소녀의 불행은 자신이 흑인임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시작되었다. 나의 현재, 나의 성, 나의 가난, 나의 결함 등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대학에 들어가면 그 대학의 학생임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이젠 여기서부터 다시 출발한다. 도버해협을 헤엄쳐 건넌 어린 소녀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 소녀는 자신의 성공비결이 “물에 뛰어든 뒤 한번도 뒤를 돌아다보지 않은데 있다.” 고 하였다. 자신의 현실을 수용하고 이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지혜는 ‘분별력’ 이다. 옳고 그른 것, 참된 것과 거짓된 것,할 일과 안 할 일 등을 구별할 줄 아는 것이 지혜다. 때를 분별할 줄 아는 것이 곧 지혜다. 대학생활을 통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 지혜다.

 

대학생활에서 철저하고 넓은 지식을 얻고, 위대한 사상을 확립하고, 나를 안고 받아들이고 사리를 분별하여 행할 줄 아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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