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봄날 - 박경희 가수 윤복희 씨가 TV에서 '봄날은 간다'를 부르는데 담금통에 담아두었던 눈물이 힘없이 떨어졌다 아파 누운 지 열흘 된 그녀가 살구꽃으로 피었다가 살구꽃으로 지고 벚꽃으로 피었다가 벚꽃으로 졌다 괜스레 가는 봄날 잡아놓고 윤복희 씨 목소리에 쓸쓸해져서 잠든 그녀 얼굴 눈으로 쓰다듬는데, 길눈 어두운 딱새가 집 안으로 들어 퍼덕였다 그 소리에 눈뜬 그녀에게 부은 눈 들킬까 문이란 문 다 열어놓고 온몸으로 휘젓다가 문지방에 발가락 찧어 아파 핑곗김에 운 날 - 시집 (창비, 2019) * 감상 : 박경희 시인. 1974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습니다. 한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1년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막막함에 고향에 내려왔다가 ‘생명평화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