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 14

웃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의 특권

"Sarah said, "God has brought me laughter, and everyone who hears about this will laugh with me."(Genesis 21:6) "사라가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창 21:6) * 묵상 : 성경에서 '웃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아브라함과 사라의 이야기에서 입니다. 하나님의 천사가 아브라함을 방문했을 때, 이미 경수가 끊어진 노쇠한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말하자, 장막 뒤에서 이 얘기를 엿듣고 있던 사라가 회의적인 웃음(창 18:12)을 웃었던 것이 그 시작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구절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던 그 아들을 사라 나이 구십세에 진짜 낳은 후, 사라가 웃었던 두..

아버지의 나이 / 아버지들 -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 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 시집 (창작과 비평, 1999) * 감상 : 정호승 시인. 1950년 1월 3일,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대구 삼덕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계성중학교 1학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Dear children, let us not love with words or tongue but with actions and in truth."(1John 3:18)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 묵상 : 요한 사도는 형제나 자매를 미워하는 것은 살인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15절),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예수님이 우리의 본이라고 했습니다(16절). 예수님의 제자 중 가장 오래 살았던 요한은 말년에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역자로서, 복음서를 집필하고 또 그들에게 예수의 평소 가르침을 전달하는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마치 예수님이 이 땅에서의 공생애 사역을 마치시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셨던 모습, 즉 '예수께서 자기가 ..

칼국수 / 사월의 꽃나무 - 이명찬

칼국수 - 이명찬 지금도 그대로인지는 모르지만 부산 서면의 시장통에 가면 진짜 칼국수를 파는 집들이 있다. 밀반죽을 밀어서 날 퍼런 식칼로 슥슥 베어 넘기는 숙련된 노동이 아름다운 곳. 설익은 밀 냄새의 칼국수를 주문하던 우리는 정직했었다, 적어도 그 정확한 2백 원어치의 칼질 앞에서. 명동이나 오장동 근처를 지날 때면 요즘도 가끔 칼국수를 찾곤 하지만 그러나 아무도 수고로이 칼질하지 않는다. 기계로 빼내고도 칼국수라 우기는 공인된 공갈 한 그릇을 앞에 놓고 나는 요령부득 적당히 항복하기로 한다. 그래선지 저래선지 요즘의 칼국수는 흐물흐물 자꾸 퍼져 나오고 시장기와 적당히 타협하고 일어서는 내가 어쩌면 한 그릇 칼국수만 같아 낭패스럽다. 칼치가 갈치가 되기 바쁘게 세련된 장바구니만 좇아가듯 순화된 칼국수..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Be kind and compassionate to one another, forgiving each other, just as in Christ God forgave you."(Eph. 4:3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2) * 묵상 : 교회가 태동을 하던 초대교회 당시 사도 바울은 성도들이 서로 지체임을 확인시키면서,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으로서 서로에게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였습니다. 그가 기록한 서신들에서 성도들 간의 생활 윤리를 반드시 언급했던 이유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에베소 교회에 보낸 그의 편지인데,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던 옛 사람에서 새 사람을 입은 성도들..

성전 낙성가, 시편 30편

"Sing to the LORD, you saints of his; praise his holy name."(Psalms 30:4) "주의 성도들아 여호와를 찬송하며 그의 거룩함을 기억하며 감사하라"(시 30:4) * 묵상 : 시편 30편은 다윗의 시인데, 후에 '성전 낙성가'라는 부제가 붙고 수전절이라고 불리는 명절에 낭송되었던 시편입니다. 이 시가 이런 부제가 붙고 또 수전절에 불리우게 된 이유는 아마도 이 시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한 시이면서 온 백성에게 삶 속에서 그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자고 권하는 내용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자비를 찬양하고 경배했던 시인은(1~3절) 곁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오늘 묵상하는 구절과 같이 격려하고 있습니다..

한밤 중에 사무엘을 부르신 하나님

"The LORD came and stood there, calling as at the other times, "Samuel! Samuel!" Then Samuel said, "Speak, for your servant is listening."(1 Samuel 3:10) "여호와께서 임하여 서서 전과 같이 사무엘아 사무엘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이르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니"(삼상 3:10) * 묵상 : 선지자 사무엘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초대 왕이었던 사울에게 안수했을 뿐 아니라 2 대 왕인 다윗이 왕이 되도록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킹 메이커'였습니다. 위대한 선지자 사무엘이었지만, 그가 처음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 때에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한밤 중이었고 모든 게 ..

조사(弔詞) - 이병철

조사弔詞 - 이병철 나의 죽음은 나의 태어남으로 비롯하였다 그리하여 나의 삶이란 나의 죽어감이었다 내가 살아온 것만큼 나는 죽어간 것이었다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아름답게 죽어간다는 것 그러므로 죽음이란 삶을 경작하여 피워내는 꽃이었다 지금 여기를 오롯이 살아야 하는 것은 오롯한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것 너를 향한 내 사랑은 그 꽃의 향기였다 마침내 내 걸음에서 내 숨결이 떠났을 때 내 눈빛이 다해 다시 너를 그릴 수 없을 때 지난 내 삶을 바쳐 가꾼 그 한 송이 꽃을 품고 첫 설렘의 자리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자리가 다시 떠나는 자리였으므로 그 길에서 내 사랑으로 피운 그 꽃의 향기는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였다 그러므로 하나의 문을 닫는다는 것은 다시 하나의 문을 새롭게 여는 일이었다 나의 삶이 나의..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전도자'의 일

"But you, keep your head in all situations, endure hardship, do the work of an evangelist, discharge all the duties of your ministry."(2 Tim. 4:5) "그러나 그대는 모든 일에 자제하며 고난을 견디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맡겨진 직무를 완수하시오."(딤후 4:5, 현대인의 성경) * 묵상 : 바울 사도는 믿음의 제자인 디모데에게 두 번째 편지를 쓰면서 '전도자의 일을 하라(개역개정)'고 강력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사람들이 바른 교훈을 따르지 아니하고 귀가 가리워져서 자기의 사욕을 따를 스승을 많이 두며' 진리의 말씀을 듣기 보다는 '허탄한 이야기를 따르는 때'가 올 것(3~4절)이라고 경..

기드온, 하나님의 전략을 배우다

"The LORD said to Gideon, "You have too many men for me to deliver Midian into their hands. In order that Israel may not boast against me that her own strength has saved her,"(Judges 7:2)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 7:2)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기드온이 미디안과 싸울 때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병사가 너무 많다고 하시며 그 수를 줄이라고 말씀하신 구절입니다. 전쟁에서 이..

일상, 늘 하던대로

"Jesus went out as usual to the Mount of Olives, and his disciples followed him. On reaching the place, he said to them, "Pray that you will not fall into temptation."(Luke 22:39~40)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그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눅 22:39~40) * 묵상 : 사랑하는 제자 유다의 배신으로 잡히시던 날 밤, 예수님은 '늘 하던대로' 감람나무가 우거져 있어 '감란산'이라고 불리는 산으로 올라가서 기도하셨습니다. 성경을 기록한 누가가 이 예수님의 모습을 기록하면서 슬쩍 덧..

섬김의 본

"You call me 'Teacher' and 'Lord,' and rightly so, for that is what I am. Now that I, your Lord and Teacher, have washed your feet, you also should wash one another's feet. I have set you an example that you should do as I have done for you."(John 13:13~15)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3~15..

광야 - 이육사 / 단짝 - 김선태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1945.12.17.) * 감상 : 이육사. 시인, 독립투사. 1904년(고종 41년) 5월 18일에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원촌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944년 1월 16일 향년 39세로 사망하였습니다. 본관은 진성(眞城, 遠村派). 본명은 이원록(李源祿) 또는 이원삼(李源三). 호는 육사(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