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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절망 가운데서도...

"I love the LORD, for he heard my voice; he heard my cry for mercy. Because he turned his ear to me, I will call on him as long as I live."(Psalms 116:1~2) "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내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 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시 116:1~2) * 묵상 : 시편 116편에서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기의 음성을 들으시고 그 울부짖는 소리에 귀 기울이시기 때문에 '평생에' 기도하겠노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삶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버림을 받았다고 느낄 정도로 극심한 절망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죽음의 위험에 처할 때도 그렇지..

우리 가운데 늘 계시는 하나님

"The LORD your God is with you, he is mighty to save. He will take great delight in you, he will quiet you with his love, he will rejoice over you with singing."(Zeph. 3:17)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스바냐 3:17) * 묵상 : 스바냐서는 아주 짧은 책(3장으로 구성)이지만 선지서가 갖춰야 할 구조는 완벽하게 다 갖추고 있습니다. 당시, 하나님에 대한 거짓 예배(1:4~5), 그리고 유다 지도자들의 부패..

심야 식당 / 모르는 사이 - 박소란

심야 식당 - 박소란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이 싱거운 궁금증이 오래 가슴 가장자리를 맴돌았어요 충무로 진양상가 뒤편 국수를 잘하는 집이 한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약속도 없이 자주 왁자한 문 앞에 줄을 서곤 했는데 그곳 작다란 입간판을 떠올리자니 더운 침이 도네요 아직 거기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맛은 그대로인지 모르겠어요 실은 우리가 국수를 좋아하기는 했는지 나는 고작 이런 게 궁금합니다 귀퉁이가 해진 테이블처럼 잠자코 마주한 우리 그만 어쩌다 엎질러버린 김치의 국물 같은 것 좀처럼 닦이지 않는 얼룩 같은 것 새금하니 혀끝이 아린 순간 순간의 맛 이제 더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기로 해요 허기란 얼마나 촌스러운 일인지 혼자 밥 먹는 사람, 그 구부정한 등을 등지고 혼자 밥 먹는 일 형광등..

서로

"Live in harmony with one another. Do not be proud, but be willing to associate with people of low position. Do not be conceited."(Romans 12:16)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롬 12:16)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구절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사도 바울이 권면했던 말씀입니다. 당시, 로마교회의 성도들이 질투와 분노, 그리고 날카로운 의견 충돌로 서로 다툰다는 것을 바울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롬 12: 10)고 권면한 후, 자기를 높이지 않고..

목수괴리(目手乖離)

"My dear brothers, take note of this: Everyone should be quick to listen, slow to speak and slow to become angry, for man's anger does not bring about the righteous life that God desires."(James 1:19~2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이것을 알아두십시오. 누구든지 듣기는 빨리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고, 노하기도 더디 하십시오. 노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약 1:19~20, 새번역) * 묵상 : 본인도 '사자성어(四字成語)'를 하나 만들었다면서 진지하게 네 글자의 한자를 써 보이던 대학원 시절 어느 선생님의 ..

'마리아야!' 부르자...

"Woman," he said, "why are you crying? Who is it you are looking for?" Thinking he was the gardener, she said, "Sir, if you have carried him away, tell me where you have put him, and I will get him." Jesus said to her, "Mary." She turned toward him and cried out in Aramaic, "Rabboni!" (which means Teacher)."(John 20:15~16)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하시니 마리아는 그가 동산지기인 줄 알고 이르되 주여 당신이 옮겼거든 어디 ..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바뀐 이름, 그리고 '브니엘'

"The man asked him, "What is your name?" "Jacob," he answered. Then the man said, "Your name will no longer be Jacob, but Israel, because you have struggled with God and with men and have overcome."(Genesis 32:27~28)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이르되 야곱이니이다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창 32:27~28) * 묵상 : 창세기 31장과 32장에는 야곱과 그의 처, 레아와 라헬 그리고 장인 라반과의 갈등..

천리향 사태 / 치자꽃 설화 - 박규리

천리향 사태 - 박규리 글쎄 웬 아리동동한 냄새가 절집을 진동하여 차마 잠 못들고 뒤척이다가 어젯밤 산행(山行) 온 젊은 여자 둘 대체 그중 누가 나와 내 방 앞을 서성이나 젊은 사미승 참다못해 문을 여니 법당 뒤로 언뜻 검은 머리 숨는 게 아닌가 콩당콩당 뛰는 가슴 허리 춤에 잡아내리고 살금살금 법당 뒤로 뒤꿈치 들고 접어드니 바람처럼 돌담 밑으로 스며드는 아, 참을 수 없는……내……음……오호라 거기라고, 거기서 기다린다고 이번에는 헛기침으로 짐짓 기별까지 놓았는데 이 환.장.할.봄날 밤, 버선꽃 가지 뒤로 그예 숨어 사라지다니, 기왕 이렇게 된 걸 피차 마음 다 흘린 걸 밤새 동쪽 종각에서 서쪽 아래 토굴까지 남몰래 돌고 돌다가 저 아래 대밭까지 돌고 돌다가 새 벽 도량석 칠 때까지 돌고 돌다가 온 ..

삶의 길 위에서 날마다.....

"Was no one found to return and give praise to God except this foreigner?" Then he said to him, "Rise and go; your faith has made you well."(Luke 17:18~19)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눅 17:18~19) * 묵상 : 누가복음 17장에는 예수님으로부터 나병을 고침 받고 즉시 돌아와 감사했던 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이 어느 한 마을에서 열 명의 나병 환자를 만났습니다(눅 17:1`~12). 열 명 모두 고침을 받았고 또 모두 기뻐하였지만 오직 한 사람만..

매달리는 기도

"O our God, will you not judge them? For we have no power to face this vast army that is attacking us. We do not know what to do, but our eyes are upon you."(2 chronicles 20:12) "우리 하나님이여 그들을 징벌하지 아니하시나이까 우리를 치러 오는 이 큰 무리를 우리가 대적할 능력이 없고 어떻게 할 줄도 알지 못하옵고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 하고"(대하 20:12) * 묵상 : 여호사밧이 왕으로 있을 때, 주변에 있던 세 나라, 모압과 암몬 그리고 마온이 힘을 합쳐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습니다. 경륜과 지도력이 있던 지도자 여호사밧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두려워할 수 밖..

평화의 기도 - 미상

평화의 기도 - 미상 오, 주여! 나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로 삼아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주고 악행을 저지르는 자를 용서하며 다툼이 있는 곳에는 화목케 하며 잘못이 있는 곳에는 진리를 알리고 회의가 가득한 곳에 믿음을 심으며 절망이 드리운 곳에 소망을 심게 하소서. 또한 어두운 곳에는 당신의 빛을 비추며 슬픔이 쌓인 곳에 기쁨을 전하는 사신이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먼저 위로를 베풀고 이해받기 보다는 먼저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해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려 죽음으로써 영생을 누리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주 예수 안에서 그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 감상 : 지난 5월 1일 월요일, 특별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합정동에 있는 외국인 선교사 묘원을 다녀왔습니다. ..

소망의 이유에 답할 준비

"But in your hearts set apart Christ as Lord. Always be prepared to give an answer to everyone who asks you to give the reason for the hope that you have. But do this with gentleness and respect,"(1 Peter 3:15)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벧전 3:15) * 묵상 : 베드로 사도는 그의 첫 번째 편지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여정에서 누구를 만나든 '우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물음에 대답할 준비'를 하고 ..

뒷담화에 열광하는 가십(Gossip) 집착증

"The words of a gossip are like choice morsels; they go down to a man's inmost parts."(Proverbs 18:8)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아서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가느니라"(잠 18:8)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솔로몬의 잠언으로, 그는 '나쁜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의 말은 맛있는 음식과 같아서 사람들은 그것을 삼키기를 좋아한다'(8절, 현대인의 성경)고 하였습니다. '미련한 자들은 그 입 때문에 다툼을 일으키고 그 입 때문에 매를 자청한다'는 말(7절)을 한 바로 다음에 했던 경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쯤이라고 기억이 됩니다. 그 해 성탄절을 맞아 교황청의 고위 사제들이 가톨릭의 최대 명절인..

웃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의 특권

"Sarah said, "God has brought me laughter, and everyone who hears about this will laugh with me."(Genesis 21:6) "사라가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창 21:6) * 묵상 : 성경에서 '웃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아브라함과 사라의 이야기에서 입니다. 하나님의 천사가 아브라함을 방문했을 때, 이미 경수가 끊어진 노쇠한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말하자, 장막 뒤에서 이 얘기를 엿듣고 있던 사라가 회의적인 웃음(창 18:12)을 웃었던 것이 그 시작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구절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던 그 아들을 사라 나이 구십세에 진짜 낳은 후, 사라가 웃었던 두..

아버지의 나이 / 아버지들 -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 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 시집 (창작과 비평, 1999) * 감상 : 정호승 시인. 1950년 1월 3일,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대구 삼덕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계성중학교 1학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Dear children, let us not love with words or tongue but with actions and in truth."(1John 3:18)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 묵상 : 요한 사도는 형제나 자매를 미워하는 것은 살인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15절),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예수님이 우리의 본이라고 했습니다(16절). 예수님의 제자 중 가장 오래 살았던 요한은 말년에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역자로서, 복음서를 집필하고 또 그들에게 예수의 평소 가르침을 전달하는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마치 예수님이 이 땅에서의 공생애 사역을 마치시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셨던 모습, 즉 '예수께서 자기가 ..

칼국수 / 사월의 꽃나무 - 이명찬

칼국수 - 이명찬 지금도 그대로인지는 모르지만 부산 서면의 시장통에 가면 진짜 칼국수를 파는 집들이 있다. 밀반죽을 밀어서 날 퍼런 식칼로 슥슥 베어 넘기는 숙련된 노동이 아름다운 곳. 설익은 밀 냄새의 칼국수를 주문하던 우리는 정직했었다, 적어도 그 정확한 2백 원어치의 칼질 앞에서. 명동이나 오장동 근처를 지날 때면 요즘도 가끔 칼국수를 찾곤 하지만 그러나 아무도 수고로이 칼질하지 않는다. 기계로 빼내고도 칼국수라 우기는 공인된 공갈 한 그릇을 앞에 놓고 나는 요령부득 적당히 항복하기로 한다. 그래선지 저래선지 요즘의 칼국수는 흐물흐물 자꾸 퍼져 나오고 시장기와 적당히 타협하고 일어서는 내가 어쩌면 한 그릇 칼국수만 같아 낭패스럽다. 칼치가 갈치가 되기 바쁘게 세련된 장바구니만 좇아가듯 순화된 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