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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겨울 사랑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편지 10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

삶이 고해(苦海) 같을찌라도...

"Others went out on the sea in ships; they were merchants on the mighty waters. They saw the works of the LORD, his wonderful deeds in the deep. For he spoke and stirred up a tempest that lifted high the waves."(Psalms 107:23~25) "배들을 바다에 띄우며 큰 물에서 일을 하는 자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들과 그의 기이한 일들을 깊은 바다에서 보나니 여호와께서 명령하신즉 광풍이 일어나 바다 물결을 일으키는도다"(시 107:23~25) * 묵상 : 시편 107편의 기자는 우리의 삶을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그 배를 타고 일하는 사..

슬기로운 상담자

"The purposes of a man's heart are deep waters, but a man of understanding draws them out."(Proverbs 20:5) "사람 마음속에 있는 생각은 천 길 물 속과 같아 슬기로운 사람이라야 그것을 길어 올린다."(잠 20:5, 공동번역) * 묵상 : 솔로몬의 잠언인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상담자로서 이런 슬기로운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은 천 길 물 속과 같지만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할 때 라포(rapport)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안정된 상담 관계를 형성하는 것 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굳어있는 마음을 드러내고 표..

각 사람에게 그 행한대로 보응

"I said to the city, 'Surely you will fear me and accept correction!' Then her dwelling would not be cut off, nor all my punishments come upon her. But they were still eager to act corruptly in all they did."(zephaniah 3:7) "내가 너에게 일렀다. 너만은 나를 두려워하고, 내가 가르치는 대로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내가 벌하기로 작정하였다가도 네가 살 곳을 없애지는 않겠다고 하였는데도 너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못된 일만 골라 가면서 하였다."(스바냐 3:7, 새번역)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선지자 스바냐의 입을 통해서 하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 마종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 마종기 봄밤에 혼자 낮은 산에 올라 넓은 하늘을 올려보는 시간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별들의 뜨거운 눈물을 볼 일이다. 상식과 가식과 수식으로 가득 한 내 일상의 남루한 옷을 벗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밤, 별들의 애잔한 미소를 볼 일이다. 땅이 벌써 어두운 빗장을 닫아걸어 몇 개의 세상이 더 가깝게 보이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 느린 춤을 추는 별 밭의 노래를 듣는 침묵의 몸,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당신, 맨발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신약 빌립비서 2장 12절 - 마종기 시집 (문학과지성, 2002) * 감상 : 마종기(馬鍾基) 시인, 의사. 1939년 1월 17일 대한민국 최초의 동화 작가인 마해송과 현대무용가 박외선의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습니..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주는 지혜로운 종

"Then the LORD said to Moses, "I will rain down bread from heaven for you. The people are to go out each day and gather enough for that day. In this way I will test them and see whether they will follow my instructions."(Exodus 16:4) "그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출 16:4) * 묵상 :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굽을 나와서 광야길을 걸으며 약속의 ..

오직 예수 이름으로...

"When they saw the courage of Peter and John and realized that they were unschooled, ordinary men, they were astonished and they took note that these men had been with Jesus. But since they could see the man who had been healed standing there with them, there was nothing they could say."(Acts 4:13~14)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함을 보고 그들을 본래 학문 없는 범인으로 알았다가 이상히 여기며 또 전에 예수와 함께 있던 줄도 알고 또 병 나은 사람이 그들과 함께..

홧김에 한 행동의 혹독한 댓가

"But the LORD said to Moses and Aaron, "Because you did not trust in me enough to honor me as holy in the sight of the Israelites, you will not bring this community into the land I give them."(Numbers 20:12)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민 20:12) * 묵상 : 화를 참지 못하고 홧김에 저지른 일 때문에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했던 사건이 민수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 때 - 장석주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 때 - 장석주 세상에서 내가 본 것은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들, 살아 있는 것들의 끝없는 괴로움과 죽은 것들의 단단한 침묵들, 새벽하늘에 떠가는 회색의 찢긴 구름 몇 장, 공복과 쓰린 위, 어느 날 찾아오는 죽음뿐이다. 말하라 붕붕거리는 추억이여. 왜 어떤 여자는 웃고, 어떤 여자는 울고 있는가. 왜 햇빛은 그렇게도 쏟아져 내리고 흰 길 위에 검은 개는 어슬렁거리고 있는가. 구두 뒷굽은 왜 빨리 닳는가. 아무 말도 않고 끊는 전화는 왜 자주 걸려 오는가. 왜 늙은 사람들은 배드민턴을 치고 공원의 비둘기 떼들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날아오르는가. - 시집 (문학과지성사, 1991) * 감상 : 장석주. 시인, 문학평론가, 편집인. 1955년 1월 8일, 충남 논산 연무에서 태어났습..

레위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Do not seek revenge or bear a grudge against one of your people, but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I am the LORD."(Levitcus 19:18)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18) * 묵상 : 레위기는 이스라엘의 제사법과 율법을 이야기식으로 기록한 책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 속에는 언약 백성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법(거룩, 성결, 구속받은 자의 삶)을 가르쳐 주는 많은 율법 조항들로 가득합니다. 또 특이한 것은 율법의 내용을 제시한 후 '나는 여호와이니라'라는 반복적인 표현으로 문장이 끝납니다. 이 표현은 레위기의 거의 모든..

여두둔의 법칙에 의지하여 한 노래

"He alone is my rock and my salvation; he is my fortress, I will not be shaken. My salvation and my honor depend on God ; he is my mighty rock, my refuge. Trust in him at all times, O people; pour out your hearts to him, for God is our refuge. Selah"(Psalms 62:6~8)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

"For we know, brothers loved by God, that he has chosen you, because our gospel came to you not simply with words, but also with power, with the Holy Spirit and with deep conviction. You know how we lived among you for your sake."(1 Thess. 1:4~5)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은 형제들아 너희를 택하심을 아노라 이는 우리 복음이 너희에게 말로만 이른 것이 아니라 또한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임이라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너희를 위하여 어떤 사람이 된 것은 너희가 아는 바와 같으니라"(살전 1:4~5) * 묵상 :..

사무엘의 고별 설교

"Do not be afraid," Samuel replied. "You have done all this evil; yet do not turn away from the LORD, but serve the LORD with all your heart."(1 Samuel 12:20) "사무엘이 백성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가 과연 이 모든 악을 행하였으나 여호와를 따르는 데에서 돌아서지 말고 오직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삼상 12:20)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이스라엘의 선지자요, 제사장이었던 사무엘이 백성들의 집요한 요구로 이스라엘의 왕을 세운 후, 그 첫 번째 왕인 사울 때문에 여러 가지 고초를 겪은 후 왕을 요구했던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면서 하소연하는 백성(19절)..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와

"As he walked along, he saw Levi son of Alphaeus sitting at the tax collector's booth. "Follow me," Jesus told him, and Levi got up and followed him. While Jesus was having dinner at Levi's house, many tax collectors and "sinners" were eating with him and his disciples, for there were many who followed him."(Mark 2:14~15)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그의 집에 ..

파초우(芭蕉雨) - 조지훈

파초우(芭蕉雨) - 조지훈 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촛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조 앉어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 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 조지훈 시선집 (1956) * 감상 : 조지훈 시인. 1920년 12월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조동탁(趙東卓)이며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39년 4월 지에 ‘고풍의상’이 처음 정지용 시인에 의해 추천 되었고 그해 11월 ‘승무’, 그리고 1940년 ‘봉황수’를 발표함으로써 추천이 완료되어 등단하였습니다. 1941년 오대산 월정사에서 불교전문강원의 강사를 역임하기..

남은 것이 열두 광주리 가득

"When Jesus looked up and saw a great crowd coming toward him, he said to Philip, "Where shall we buy bread for these people to eat?" He asked this only to test him, for he already had in mind what he was going to do."(John 6:5~6)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지를 아시고 빌립을 시험하고자 하심이라"(요 6:5~6) * 묵상 : 요한복음 6장에는 예수께서 행하신 유명한 '오병이어(五餠二魚)..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As the Scripture says, "Anyone who trusts in him will never be put to shame." For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Jew and Gentile--the same Lord is Lord of all and richly blesses all who call on him, for, "Everyone who calls on the name of the Lord will be saved."(Rom. 10:11~13) "성경에 이르되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