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23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The eye cannot say to the hand, "I don't need you!" And the head cannot say to the feet, "I don't need you!" On the contrary, those parts of the body that seem to be weaker are indispensable, and the parts that we think are less honorable we treat with special honor. And the parts that are unpresentable are treated with special modesty,"(1 Cor. 12:21~23)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 데가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

몰려 오되 예수는 물러가

"Yet the news about him spread all the more, so that crowds of people came to hear him and to be healed of their sicknesses. But Jesus often withdrew to lonely places and prayed."(Luke 5:15~16)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수많은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고침을 받고자 하여 모여 오되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눅 5:15~16) * 묵상 : 누가복음 5장에는 온몸에 나병이 들린 환자를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만지시고 깨끗하게 고쳐 준 일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병을 고침 받았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고침받..

출애굽, 그 참 자유의 여정

"Afterward Moses and Aaron went to Pharaoh and said, "This is what the LORD, the God of Israel, says: 'Let my people go, so that they may hold a festival to me in the desert.' " Pharaoh said, "Who is the LORD, that I should obey him and let Israel go? I do not know the LORD and I will not let Israel go."(Exodus 5:1~2) "그 후에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내 ..

'때'를 볼 줄 아는 밝은 영안(靈眼)

"The end of all things is near. Therefore be clear minded and self-controlled so that you can pray."(1 peter 4:7)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 * 묵상 : 베드로전.후서는 베드로 사도가 실라(실루아노, 5:12)의 도움을 받아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성도(나그네)들에게 보낸 편지글입니다.(1:1~2) 이 두 서신을 보면 사도 베드로는 '때와 시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편지 곳곳에 언급한 '때와 시간'에 대한 표현들(말세 : 1:51, 1:20,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 : 1:7, 1:13, 권고하시는 날 :..

비가 와도 이제는 - 오규원

비가 와도 이제는 - 오규원 비가 온다. 어제도 왔다. 비가 와도 이제는 슬프지 않다. 슬픈 것은 슬픔도 주지 못하고 저 혼자 내리는 비뿐이다. 슬프지도 않은 비속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비속에서 우산으로 비가 오지 않는 세계를 받쳐 들고 오, 그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비에 젖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가면도 없이 맨얼굴로 비 오는 세계에 참가한다. 어느 것이 가면인가.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 시집 (민음사, 1975 초판, 1995 개정판) * 감상 : 오규원 시인. 1941년 12월 경남 밀양시(삼랑진읍 용전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규옥(圭沃)이며 호적상으로는 1944년생으로 되어 있습니다...

십자가, 믿음의 출발점

"but made himself nothing, taking the very nature of a servant, being made in human likeness. And being found in appearance as a man, he humbled himself and became obedient to death-- even death on a cross!"(Phil. 2:7~8)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7~8)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바울 사도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글입니다. 그는 성도들에게 우리가 믿는 믿음의 삶은..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겨울 사랑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편지 10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

삶이 고해(苦海) 같을찌라도...

"Others went out on the sea in ships; they were merchants on the mighty waters. They saw the works of the LORD, his wonderful deeds in the deep. For he spoke and stirred up a tempest that lifted high the waves."(Psalms 107:23~25) "배들을 바다에 띄우며 큰 물에서 일을 하는 자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들과 그의 기이한 일들을 깊은 바다에서 보나니 여호와께서 명령하신즉 광풍이 일어나 바다 물결을 일으키는도다"(시 107:23~25) * 묵상 : 시편 107편의 기자는 우리의 삶을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그 배를 타고 일하는 사..

슬기로운 상담자

"The purposes of a man's heart are deep waters, but a man of understanding draws them out."(Proverbs 20:5) "사람 마음속에 있는 생각은 천 길 물 속과 같아 슬기로운 사람이라야 그것을 길어 올린다."(잠 20:5, 공동번역) * 묵상 : 솔로몬의 잠언인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상담자로서 이런 슬기로운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은 천 길 물 속과 같지만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할 때 라포(rapport)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안정된 상담 관계를 형성하는 것 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굳어있는 마음을 드러내고 표..

각 사람에게 그 행한대로 보응

"I said to the city, 'Surely you will fear me and accept correction!' Then her dwelling would not be cut off, nor all my punishments come upon her. But they were still eager to act corruptly in all they did."(zephaniah 3:7) "내가 너에게 일렀다. 너만은 나를 두려워하고, 내가 가르치는 대로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내가 벌하기로 작정하였다가도 네가 살 곳을 없애지는 않겠다고 하였는데도 너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못된 일만 골라 가면서 하였다."(스바냐 3:7, 새번역)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선지자 스바냐의 입을 통해서 하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 마종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 마종기 봄밤에 혼자 낮은 산에 올라 넓은 하늘을 올려보는 시간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별들의 뜨거운 눈물을 볼 일이다. 상식과 가식과 수식으로 가득 한 내 일상의 남루한 옷을 벗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밤, 별들의 애잔한 미소를 볼 일이다. 땅이 벌써 어두운 빗장을 닫아걸어 몇 개의 세상이 더 가깝게 보이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 느린 춤을 추는 별 밭의 노래를 듣는 침묵의 몸,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당신, 맨발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신약 빌립비서 2장 12절 - 마종기 시집 (문학과지성, 2002) * 감상 : 마종기(馬鍾基) 시인, 의사. 1939년 1월 17일 대한민국 최초의 동화 작가인 마해송과 현대무용가 박외선의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습니..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주는 지혜로운 종

"Then the LORD said to Moses, "I will rain down bread from heaven for you. The people are to go out each day and gather enough for that day. In this way I will test them and see whether they will follow my instructions."(Exodus 16:4) "그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출 16:4) * 묵상 :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굽을 나와서 광야길을 걸으며 약속의 ..

오직 예수 이름으로...

"When they saw the courage of Peter and John and realized that they were unschooled, ordinary men, they were astonished and they took note that these men had been with Jesus. But since they could see the man who had been healed standing there with them, there was nothing they could say."(Acts 4:13~14)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함을 보고 그들을 본래 학문 없는 범인으로 알았다가 이상히 여기며 또 전에 예수와 함께 있던 줄도 알고 또 병 나은 사람이 그들과 함께..

홧김에 한 행동의 혹독한 댓가

"But the LORD said to Moses and Aaron, "Because you did not trust in me enough to honor me as holy in the sight of the Israelites, you will not bring this community into the land I give them."(Numbers 20:12)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민 20:12) * 묵상 : 화를 참지 못하고 홧김에 저지른 일 때문에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했던 사건이 민수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 때 - 장석주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 때 - 장석주 세상에서 내가 본 것은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들, 살아 있는 것들의 끝없는 괴로움과 죽은 것들의 단단한 침묵들, 새벽하늘에 떠가는 회색의 찢긴 구름 몇 장, 공복과 쓰린 위, 어느 날 찾아오는 죽음뿐이다. 말하라 붕붕거리는 추억이여. 왜 어떤 여자는 웃고, 어떤 여자는 울고 있는가. 왜 햇빛은 그렇게도 쏟아져 내리고 흰 길 위에 검은 개는 어슬렁거리고 있는가. 구두 뒷굽은 왜 빨리 닳는가. 아무 말도 않고 끊는 전화는 왜 자주 걸려 오는가. 왜 늙은 사람들은 배드민턴을 치고 공원의 비둘기 떼들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날아오르는가. - 시집 (문학과지성사, 1991) * 감상 : 장석주. 시인, 문학평론가, 편집인. 1955년 1월 8일, 충남 논산 연무에서 태어났습..

레위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Do not seek revenge or bear a grudge against one of your people, but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I am the LORD."(Levitcus 19:18)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18) * 묵상 : 레위기는 이스라엘의 제사법과 율법을 이야기식으로 기록한 책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 속에는 언약 백성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법(거룩, 성결, 구속받은 자의 삶)을 가르쳐 주는 많은 율법 조항들로 가득합니다. 또 특이한 것은 율법의 내용을 제시한 후 '나는 여호와이니라'라는 반복적인 표현으로 문장이 끝납니다. 이 표현은 레위기의 거의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