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 마종기 봄밤에 혼자 낮은 산에 올라 넓은 하늘을 올려보는 시간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별들의 뜨거운 눈물을 볼 일이다. 상식과 가식과 수식으로 가득 한 내 일상의 남루한 옷을 벗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밤, 별들의 애잔한 미소를 볼 일이다. 땅이 벌써 어두운 빗장을 닫아걸어 몇 개의 세상이 더 가깝게 보이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 느린 춤을 추는 별 밭의 노래를 듣는 침묵의 몸,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당신, 맨발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신약 빌립비서 2장 12절 - 마종기 시집 (문학과지성, 2002) * 감상 : 마종기(馬鍾基) 시인, 의사. 1939년 1월 17일 대한민국 최초의 동화 작가인 마해송과 현대무용가 박외선의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