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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복음, 그리고 점진적 계시

"The LORD God made garments of skin for Adam and his wife and clothed them."(Genesis 3:21)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창 3:21) * 묵상 : 창세기 3장 21절, 오늘 묵상하는 구절은 기독교의 교리를 설명할 때 흔히 '원시복음'의 근거 구절로 인용되곤 합니다. 하와가 뱀의 꾀임에 넘어가서 먼저 죄를 범한 후 그녀는 남편인 아담을 유혹해서 똑같은 죄를 짓게 하였습니다. 이런 내용은 하나님이 아담에게 묻는 질문(11절)에 아담 스스로 변명하면서 했던 말 속에 백일하에 다 드러나 있습니다.(12절) 아담과 하와의 범죄,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낯을 피해 숨어야 했고 자신의 죄를 다른 사람에게..

시들은 무화과 나무의 교훈

"And when you stand praying, if you hold anything against anyone, forgive him, so that your Father in heaven may forgive you your sins."(Mark 11:25)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하시니라"(막 11:25) * 묵상 : 오전에 함께 지나가다가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한 무화과 나무를 보고 예수께서 저주했던(13~14절) 나무가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말라 비틀어진 것을 보고, 제자들이 그 신기한 현상을 언급하자(20~21절) 예수님은 뜬금없이 기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무엇이든지 기도하..

이 시대의 변죽 - 배한봉

이 시대의 변죽 - 배한봉 변죽을 아시는지요 그릇 따위의 가장자리, 사람으로 치면 저 변방의 농군이나 서생들 변죽 울리지 말라고 걸핏하면 무시하던 그 변죽을 이제 울려야겠군요 변죽 있으므로 복판도 있다는 걸 당신에게 알려줘야겠군요 그 중심도 실은 그릇의 일부 변죽 없는 그릇은 이미 그릇이 아니지요 당신, 아시는지요 당신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변죽,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하는 변죽, 당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변죽, 삼거웃 없는 마음을 중심에 두고 싶은, 변죽을 쳐도 울지 않는 복판을 가진 이 시대의 슬프고 아픈 변죽들을 ☞삼거웃 : 삼 껍질의 끝을 다듬을 때에 긁히어 떨어진 검불. 허물을 의미. - 시집, (세계사, 2004) * 감상 : 배한봉 시인. 196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경희대학교 ..

말과 지혜의 아름다움

"When I came to you, brothers, I did not come with eloquence or superior wisdom as I proclaimed to you the testimony about God."( 1 Cor. 2:1)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고전 2:1) * 묵상 :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보낸 서신 중에서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바울 사도 자신이 복음을 전파할 때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 즉 세상적으로 잘 훈련된 웅변이나 유식한 지식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내용입니다. 계속해서 그는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복음을 증거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그 일을 했..

잠잠하라, 그리고 내가 하나님인 줄을 알라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I will be exalted among the nations, I will be exalted in the earth."(Psalms 46:10) "그가 '너희는 잠잠하라!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아라! 내가 세상 모든 나라 가운데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는구나. "(시 46: 10, 현대인의 성경) * 묵상 : 시편 46편을 노래한 시인이 살았던 세상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같이 매일 매일 자연재해, 그리고 나라와 민족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전쟁하는 불안하고 심란한 정세였나 봅니다. 땅이 흔들리고 산이 무너져 바다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2절), 물이 소리를 내며 거품을 내뿜고 산이 노하여 뒤흔들리며(3절) 민족들이 서로 싸우고 ..

우리는 모두 자비량 선교사

"I am not saying this because I am in need, for I have learned to be content whatever the circumstances."(Phili. 4:11) "내가 궁핍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빌 4:11, 새번역) * 묵상 : 감옥에 갇힌 사도 바울이 어느 날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십시일반 재물을 모아 후원금을 보냈을 때 크게 기뻐하면서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10절). 그러나 그는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이렇게 기뻐하며 감사 표시를 하는 게 결코 '궁핍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바울은 그의 사역 기간 동안, 성도들에게 재정적인 폐를 끼치..

아카이브 - 황인찬

아카이브 - 황인찬 이 계단을 오르면 집에 이른다 제비들이 창턱에 앉아 뭐라 떠들고 있다 그것이 여름이다 장미가 피는 것을 보며 여름을 알고 무궁화가 피는 것을 보며 여름인 줄을 알고 벌써 여름이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지난여름에도 똑같은 말과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알아차리는 순간 이 알아차림을 평생 반복해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순간마다 여름은 창턱을 떠나 날아갈 준비를 한다 이 계단은 집을 벗어난다 여름이 무리 지어 날아다니고 여름이 이리저리 피어 있는 풍경이다 낮은 풀들이 한쪽으로 밟혀 누워 있다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다 이 누적 없는 반복을 삶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이 시의 서정적 일면이다 - 시집, (창비, 2019) * 감상 : 황인찬 시인. 1988년 경기도 안양에..

'도르가'라 하는 다비다의 선행과 구제

"Peter went with them, and when he arrived he was taken upstairs to the room. All the widows stood around him, crying and showing him the robes and other clothing that Dorcas had made while she was still with them."(Acts 9:39) "베드로가 일어나 그들과 함께 가서 이르매 그들이 데리고 다락방에 올라가니 모든 과부가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지은 속옷과 겉옷을 다 내보이거늘"(행 9:39) * 묵상 :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9장에서 '선행과 구제하는 일을 심히 많이 했던' 다비다라는 이름의 성도에 ..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Three times I pleaded with the Lord to take it away from me. But he said to me,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for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Therefore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may rest on me."(2 Cor. 12:8~9) "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

"Behold, I will create new heavens and a new earth. The former things will not be remembered, nor will they come to mind."(Isaiah 65:17)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사 65:17) * 묵상 : 이사야 선지자는 65장 17절부터 25절까지의 본문에서 미래에 이루어 질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곳은 이전 것은 기억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변화된 재창조의 모습(17절)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깊고 실제적이며 생명을 변화시키고 보존시키는 변화가 있..

덤 - 김광림

덤 - 김광림 나이 예순이면 살 만큼은 살았다 아니다 살아야 할 만큼은 살았다 이보다 덜 살면 요절이고 더 살면 덤이 된다 이제부터 나는 덤으로 산다 宗三은 덤을 좀만 누리다 떠나갔지만 피카소가 가로챈 많은 덤 때문에 仲燮은 진작 가버렸다 가래 끓는 소리로 버티던 芝薰도 쉰의 고개턱에 걸려 그만 주저앉았다 덤을 逆算한 천재들의 밥상에는 빵 부스러기 생선 찌꺼기 초친 것 등 지친 것이 많다 그들은 일찌감치 숟갈을 놓았다 素月의 죽사발이나 李箱의 심줄구이 앞에는 늘 아류들이 득실거린다 누군가 들이켜다 만 하다못해 맹물이라도 마시며 이제부터 나는 덤으로 산다 * 宗三: 시인 김종삼, 仲燮: 화가 이중섭 - 시집 (문학아카데미.1989) - 한국대표시인 100인 시선집 44, (미래사, 1991) 김종삼(192..

제사장에게 네 몸을 먼저 보이라

"Then Jesus ordered him, "Don't tell anyone, but go, show yourself to the priest and offer the sacrifices that Moses commanded for your cleansing, as a testimony to them."(Luke 5:14) "예수께서 그를 경고하시되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또 네가 깨끗하게 됨으로 인하여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그들에게 입증하라 하셨더니"(눅 5:14)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예수께서 문둥병자를 고치신 후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율법에서 정한대로 정결 예식을 먼저 하라고 권하신 내용입니다. 누가는 17장에서 무려 문둥병자 열명을 ..

믿음의 길

"The LORD said to Gideon, "You have too many men for me to deliver Midian into their hands. In order that Israel may not boast against me that her own strength has saved her,"(Judges 7:2)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 7:2) * 묵상 : 구약 성경에 소수의 인원으로 큰 병력에 맞서 싸운 기드온과 미디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에는 실제로 3만 명이 넘는 큰 군사가 있었지..

소나무를 만나 / 화천리 무지개 - 박곤걸

소나무를 만나 - 박곤걸 바람을 다스리지 못하겠거든 산으로 가서 소나무를 만나 말 대신 눈으로 귀를 열어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을 절제하고, 절단하고 바람이 부는 날 하늘에다 온몸으로 수화하는 나무의 설법에 큰절하고 잘 늙은 소나무가 손짓해 주는 그 곁에 가서 뿌리를 내려라 어느덧 산을 닮아 푸른 자태가 제격이면 바람도 솔잎에 찔려 피를 흘린다 - 시집 (문예운동, 2002) * 감상 : 박곤걸 시인. 1935년 11월 경주 건천읍에서 태어났습니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6.25 전쟁 등을 겪으면서 대구 사범학교에서 공부하였으며 1957년 졸업 후 경주 입실에서 첫 교직 생활을 시작한 후 40여년 교단에서 시인으로 후학들을 가르치다 영남공고를 마지막으로 교직에서 퇴임하였습니다. 1964년 매일신문 ..

나의 도움은 오직 여호와께로부터

"I lift up my eyes to the hills-- where does my help come from? My help comes from the LORD, the Maker of heaven and earth."(Psalms 121:1~2)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2) * 묵상 :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편은 믿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 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다윗의 시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산당을 차려 놓고 그곳에서 자신들이 받을 복을 빌며 신앙행위를 했던 때, 시인에게도 눈을 들어 하나님만을 바라봐야 할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 순간, 시인은 오늘 묵상하는 말씀과 같이..

세상 열방까지도 통치하시는 하나님

"Son of man, take up a lament concerning Pharaoh king of Egypt and say to him: " 'You are like a lion among the nations; you are like a monster in the seas thrashing about in your streams, churning the water with your feet and muddying the streams."(Ezekiel 32:2) "인자야 너는 애굽의 바로 왕에 대하여 슬픈 노래를 불러 그에게 이르라 너를 여러 나라에서 사자로 생각하였더니 실상은 바다 가운데의 큰 악어라 강에서 튀어 일어나 발로 물을 휘저어 그 강을 더럽혔도다"(겔 32:2) * 묵상 : 에스겔이 활..

축구 / 굿모닝 - 문인수

축구 - 문인수 파죽지세의 응원이 계속 끓어오르고 있다. 옆의 사람을 와락, 와락, 껴안고 폭발적으로 낳는 열광이 '붉은 악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지금∼ 오 천 년 만에 처음 그늘진 데가 없다. 가을날의 내장산이나 설악의 바람같이 번지는 춤, 우는 이도 많다. 저런 표정에도 곧 바로 마음이 건들리는, 불의 뿌리가 널리 동색이다. 다스리지 않았으나 눈물이 기름이어서 잘 타오르는 것이다. 그 힘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저 흰 출구. 전국의 인구가 모처럼 다 몰려나와 있다. 뜨겁게 펼쳐지는 씻김굿 한 판이, 해방이 참 광활한 대륙이다. - 시선집, (한국시인협회, 2002) * 감상 : 어제 들려 온 슬픈 부음 소식이 둘 있었습니다. 하나는, 2년 전 그의 시를 함께 감상하면서 소개했던 저의 고향인 ..

'집'을 세우는 현숙한 여인

"The wise woman builds her house, but with her own hands the foolish one tears hers down."(Proversbs 14:1)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 집을 세우되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그것을 허느니라"(잠 14:1) * 묵상 : 성경의 잠언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모아 놓은 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잠언이 성경 66권에 당당히 속하게 된 것은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 그리고 지혜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은유적으로 노래한 것이 인정되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런 측면을 떠나서라도 3천년이 지난 지금의 삶 속에서 따라야 할 귀중한 교훈들로 가득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

목욕탕에서 / 문학시간 - 김은숙

목욕탕에서 - 김은숙 목욕탕에서 옛 친구 정화를 만났네 몇 년 전 유방암 수술을 했다며 검정 비닐로 왼쪽 가슴을 애써 감추고 있는 정화 가슴을 싸안고 있는 오른팔의 거리만큼 가까이 다가서면 안될 것 같아 나 또한 제대로 눈길을 줄 수 없었네 정화야 착하고 따뜻한 내 친구야 네 몸에 깊게 패인 상처가 네 마음의 그늘까지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누구에게도 완전히 열리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빗장까지 만든 건 아닌지 네 그 넉넉한 마음까지 움츠려들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착한 친구 정화야 네가 내 친구로 다가올 때 그러했듯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도 너의 그 깊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의 소중한 사랑이 되었음을 기억해 네가 빛나는 건 그 크고 깊은 눈에 담긴 넉넉하고 깊은 사랑임을 생각해 깊고 고운 마음..

그러나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더라

"In the spring, at the time when kings go off to war, David sent Joab out with the king's men and the whole Israelite army. They destroyed the Ammonites and besieged Rabbah. But David remained in Jerusalem."(2 Samuel 11:1) "그 다음 해 봄에, 왕들이 출전하는 때가 되자, 다윗은 요압에게 자기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의 군인들을 맡겨서 출전시켰다. 그들은 암몬 사람을 무찌르고, 랍바를 포위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삼하 11:1, 새번역)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다윗이 밧세바를 범하여 간음하고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