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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 이재무

십일월 -이재무 십일월은 의붓자식 같은 달이다. 시월과 십이월 사이에 엉거주춤 껴서 심란하고 어수선한 달이다 난방도 안 들어오고 선뜻 내복 입기도 애매해서 일 년 중 가장 추운 달이다 더러 가다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메인은 시월이나 십이월에 다 빼앗기고 그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허드레 행사나 치르게 되는 달이다 괄호 같은 부록 같은 본문의 각주 같은 산과 강에 깊게 쇄골이 드러나는 달이다 저녁 땅거미 혹은 어스름과 잘 어울리는 십일월을 내 영혼의 별실로 삼으리라 - 시집, (천년의시작, 2017) * 감상 : 이재무 시인. 1958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했습니다.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1983년 , , 등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

시편 27편

"One thing I ask of the LORD, this is what I seek: that I may dwell in the house of the LORD all the days of my life, to gaze upon the beauty of the LORD and to seek him in his temple."(Psalms 27:4)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시 27:4)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구절을 새번역 성경은 이렇게 쉅게 옮겼습니다. '주님, 나에게 단 하나의 소원이 있습니다. 나는 오직 그 하나만 구하겠습니다. 그것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면서..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

"He declared to you his covenant, the Ten Commandments, which he commanded you to follow and then wrote them on two stone tablets. And the LORD directed me at that time to teach you the decrees and laws you are to follow in the land that you are crossing the Jordan to possess."(Deuteronomy 4:13~14) "여호와께서 그의 언약을 너희에게 반포하시고 너희에게 지키라 명령하셨으니 곧 십계명이며 두 돌판에 친히 쓰신 것이라 그 때에 여호와께서 내게 명령하사 너희에게 규례와 법도를 교..

최고의 사랑장

"Who is he that condemns? Christ Jesus, who died--more than that, who was raised to life--is at the right hand of God and is also interceding for us."(Romans 8:34)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롬 8:34) * 묵상 : 흔히 고린도전서 13장을 성경의 '사랑장(章)'이라고 부르지만, 로마서 8장 31절부터 39절에서 사도 바울이 가쁜 호흡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글을 읽으면 이곳을 '최고의 사랑장'이라고 이름 붙여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이 ..

욥이 만난 인격적인 하나님

"Then the LORD answered Job out of the storm. He said: ....."Where were you when I laid the earth's foundation? Tell me, if you understand."(Job 38:1, 4) "그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우 가운데에서 욥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욥 38:1, 4) * 묵상 : 어떤 분이 구약의 욥기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욥기에 보면 지금 현재 있는 가족들은 다 죽고 말년에 새로운 가족과 재산을 처음보다 더 많이 줬다고 표현되어 있는데(욥 42:12~15), 자기는 그것보다는 지금 ..

말씀을 말씀으로 해석하는 사경회

"We tell you the good news: What God promised our fathers he has fulfilled for us, their children, by raising up Jesus. As it is written in the second Psalm: " 'You are my Son; today I have become your Father.'(Acts 13:32~33) "우리는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하신 그 약속을 여러분에게 기쁜 소식으로 전합니다.하나님께서 예수를 일으키셔서, [조상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그 약속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시편 둘째 편에 기록한 바 '너는 내 아들이다.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 한 것과 같습니다."(행 13:32~33, 새번역) * 묵상 : ..

바알에 무릎 꿇지아니한 칠천 명

"Yet I reserve seven thousand in Israel--all whose knees have not bowed down to Baal and all whose mouths have not kissed him."(1 kings 19:18)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왕상 19:18)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선지자 엘리야가 이세벨과 아합의 분노를 피해 도망친 후 '오직 나만 남았다'고 느꼈을 때(왕상 19:10)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 한 구절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엘리야는 여호와 하나님께 열심이 유별하여 대단한 영적 능력을 행하면서 그 승리의..

밤 미시령 - 고형렬 / 나무 - 이성선

밤 미시령 -고형렬 저만큼 11시 불빛이 저만큼 보이는 용대리 굽은 길가에 차를 세워 도어를 열고 나와 서서 달을 보다가 물소리 듣는다 다시 차를 타고 이 밤 딸그락,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듯 시동을 걸고 천천히 미시령으로 향하는 밤 11시 내 몸의 불빛 두 줄기, 휘어지며 모든 차들 앞서 가게 하고 미시령에 올라서서 음, 기척을 내보지만 두려워하는 천불동 달처럼 복받친 마음 우리 무슨 특별한 약속은 없었지만 잠드는 속초 불빛을 보니 그는 가고 없구나 시의 행간은 얼마나 성성하게 가야 하는지 생수 한통 다 마시고 허전하단 말도 저 허공에 주지 않을뿐더러 -그 사람 다시 생각지 않으리 -그 사람 미워 다시 오지 않으리 - 시집, (창비, 2006) * 감상 : 고형렬 시인. 1954년 강원도 ..

주일용 의상과 일상의 옷

"And whatever you do, whether in word or deed, do it all in the name of the Lord Jesus, giving thanks to God the Father through him."(Col. 3:17)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 3:17) * 묵상 : 바울은 골로새서 3장 12절에서부터 17절까지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떤 삶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덕목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이런 덕목들을 우리가 입는 옷에 비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그리스도인의 인격 덕목들은 우리가 입는 옷과 같다는 것인데 너무도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습니..

자식을 잃은 부모를 부르는 말

"Jesus called out with a loud voice, "Father, into your hands I commit my spirit." When he had said this, he breathed his last."(Luke 23: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눅 23:46) * 묵상 : 십자가 위에서 예수께서 하셨던 일곱 문장을 '가상칠언'으로 이름 붙인 설교와 글은 참 많습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그 마지막 말씀으로 운명하시기 직전의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지금까지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이해하며 읽었지, 사랑하는 아들 예수를 바라보는 '아버지 하나님'의 입장에서..

세계관의 변화

"Yet when I surveyed all that my hands had done and what I had toiled to achieve, everything was meaningless, a chasing after the wind; nothing was gained under the sun."(Eccle. 2:11)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전 2:11) * 묵상 : 전도서 2장에서 별 의미없고 평범한 일에서 즐거움을 찾아보려고 백방으로 이것 저것을 해 보았지만 그저 모든 게 혓된 것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솔로몬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사업을 일으키고, 가축 떼를 사들이고, 부를 ..

믿음의 유전자

어제 들은 재미나는 이야기 하나... 어느 교회에서, 그 교회가 소유하고 또 관리하는 빌딩에 입주하는 임차인과 계약을 하고 보니 '술집'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교회 소유 빌딩에, 그것도 다른 층에는 주일학교 예배실이 있는 빌딩에 술집이 들어왔으니, 그리고 그걸 모르고 계약을 했으니 큰일이 난거였지요. 담임 목사는 이 우려되는 상황을 기도제목으로 내 걸고, 철야기도 새벽기도 정기예배 기도시에 온 교회가 합심하여 기도하도록 광고를 했답니다. 그리고 온 성도들은 목사님의 선창에 호응하여 열심히 기도를 했고요.... 결과는...기도 덕분인지 아니면 코로나19 때문인지는 몰라도, 결국 술집은 영업이 안되어 중도 계약을 파기하고 나가게 되었답니다. 기도가 응답이 된 셈이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어느 날 ..

홍대 앞 젠트리피케이션

"One man gives freely, yet gains even more; another withholds unduly, but comes to poverty. A generous man will prosper; he who refreshes others will himself be refreshed."(Proverbs 11:24~25)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참 11:24~25) * 묵상 : 매일 아침 같이 배드민턴 운동을 하는 분 중 학교 앞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분이 계십니다. 어제는 퇴근하는 길에 잠시 들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최고..

가을은 / 신문 - 유종인

가을은 -유종인 전생(前生)의 빚쟁이들이 소낙비로 다녀간 뒤 내 빚이 무엇인가 두꺼비에 물어보면 이놈은 소름만 키워서 잠든 돌에 비게질이다 단풍은 매일 조금씩 구간(舊刊)에서 신간(新刊)으로 한 몸을 여러 몸으로 물불을 갈마드는데 이 몸은 어느 춤에 홀려 병든 피를 씻기려나 추녀 밑에 바래 놔둔 춘란 잎을 어루나니 서늘타, 그 잎 촉(燭)들! 샛강 물도 서늘했겠다 막걸리 몇 말을 풀어서 적막 강심(江心)을 달래야겠다 - 시조집, (실천문학사, 2012) * 감상 : 유종인 시인. 1968년 인천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시립 인천전문대(현 인천대학교 제물포 캠퍼스)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6년 에 시 ‘화문석’ 외 9 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습니다. 그 후 2002년 신춘문예 시조 부문, 20..

절기를 좇아 만물을 아름답게 하시는 하나님

"The moon marks off the seasons, and the sun knows when to go down."(Psalms 104:19) "여호와께서 달로 절기를 정하심이여 해는 그 지는 때를 알도다"(시 104:19) * 묵상 : 시편 104편에서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것들을 가지고 하나님께 찬양 드리는 시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샘을 골짜기에서 솟아나게 하시며'(10절), '그가 가축을 위한 풀과 사람을 위한 채소를 자라게 하신다'(14절)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그리고 어두운 밤조차 멋지고 조화롭다고 표현합니다. '주께서 흑암을 지어 밤이 되게 하시니 삼림의 모든 짐승이 기어나오나이다'(20절). 그러다가 '해가 돋으면 사람은 나와서 일하며 저녁까지 수고한다'(22-2..

소명 의식과 은혜

"who has saved us and called us to a holy life--not because of anything we have done but because of his own purpose and grace. This grace was given us in Christ Jesus before the beginning of time,"(2 Timothy 1:9)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딤후 1:9)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소명(召命)'입니다. 소명이란 '누군가를 불러 어떤 일을 하도록 명하는 것'입..

잘못된 믿음의 공식

"After the LORD had said these things to Job, he said to Eliphaz the Temanite, "I am angry with you and your two friends, because you have not spoken of me what is right, as my servant Job has."(Job 42:7) "여호와께서 욥에게 이 말씀을 하신 후에 여호와께서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노하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욥 42:7) * 묵상 : 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필립 얀시가 쓴 이 책은 성경 욥기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강해서처럼, 그러나 아직 믿음이 깊지..

기분이 좋다 / 아내와의 여행 - 신진

기분이 좋다 - 신진 ①처가에서 쌀 한 가마 보내 왔을 때 ②산골짝에서 도다리 회를 먹을 때 ③술병 마개 딸 때 ④벼랑 위에서 혼자 오줌을 눌 때 ⑤귤껍질을 벗길 때 ⑥까무러친 여자에게 화장지를 줄 때 ⑦우리나라 챔피언이 조빠지게 맞고 비길 때 ⑧남이 보는 거울의 남을 엿볼 때 ⑨방안에 누워서 데모소리 들을 때 ⑩이 시대의 학자와 이 땅의 언론인이 시국토론 하는 것을 볼 때 ⑪아이들이 TV보고 웃는 것을 볼 때 ⑫밥 사먹고 나오다 껌을 얻을 때 - 시집 (시와시학사, 1994) * 감상 : 신진 시인, 문학평론가. 1949년 5월 21일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동아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문학박사)을 졸업했으며 1981년부터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보사 주간, 인문..

부르심과 부르심 사이

"But the angel of the LORD called out to him from heaven, "Abraham! Abraham!" "Here I am," he replied. "Do not lay a hand on the boy," he said. "Do not do anything to him. Now I know that you fear God, because you have not withheld from me your son, your only son."(Genesis 22:11~12)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

불의의 재물

"I tell you, use worldly wealth to gain friends for yourselves, so that when it is gone, you will be welcomed into eternal dwellings."(Luke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눅 16:9) * 묵상 : 성경에서 잘 이해되지 않는 여러 구절 중 하나라고 해도될 만한 오늘 묵상하는 이 구절을 처음 읽을 때, 전체 성경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해고 당한 날 주인에게 빚진 자들의 빚을 대폭 줄여준 한 부정직한 청지기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