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651

시편 143편, 그리고 바뀐 새 차 번호

"O LORD, hear my prayer, listen to my cry for mercy; in your faithfulness and righteousness come to my relief."(Psalms 143:1)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의 진실과 의로 내게 응답하소서"(시 143:1) * 묵상 : 지난 3월, 그동안 16년을 타오던 차를 새 차로 바꾸었습니다. 같은 모델의 하이브리드 기종으로 바꾼 후 운전의 즐거움이 훨씬 더 합니다. 조용하다 못해 엔진 소음이 전혀 없으니 운전 중 대화하기가 얼마나 좋은지요.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기 위해 주신 말씀을 펼쳐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시편 143편. 새로 바꾼 제 차의 앞 번호와 동일한 숫자였기 때문이기도 ..

꾀병 / 마음 한철 - 박준

꾀병 - 박준 나는 유서도 못 쓰고 아팠다 미인은 손으로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었다 "뭐야 내가 더 뜨거운 것 같아" 미인은 웃으면서 목련꽃같이 커다란 귀걸이를 걸고 문을 나섰다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힘껏 땀을 흘리고 깨어나면 외출에서 돌아온 미인의 옆에 잠들어 있었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볕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 시집 (문학동네, 2012) * 감상 : 박준 시인은 1983년 서울에서 출생하고 성장했습니다. 경희대학..

사람을 의지하지 말며...

"This is what the LORD says: "Cursed is the one who trusts in man, who depends on flesh for his strength and whose heart turns away from the LORD. He will be like a bush in the wastelands; he will not see prosperity when it comes. He will dwell in the parched places of the desert, in a salt land where no one lives."(Jeremiah 17:5~6)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

불의의 재물

"I tell you, use worldly wealth to gain friends for yourselves, so that when it is gone, you will be welcomed into eternal dwellings."(Luke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눅 16:9)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성경 구절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예수님께서 직접 들려 주신 한가지 비유의 결론에 해당하는 말씀입니다. 해고당하면서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의 빚을 자기 멋대로 탕감해 준 교활한 청지기에 대한 이야기인데, 예수님은 청지기의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칭찬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유턴을 하는 동안 - 강인한

유턴을 하는 동안 - 강인한 좌회전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좌회전 신호가 없다, 지나친다. 한참을 더 부질없이 달리다가 붉은 신호의 비호 아래 유턴을 한다, 들어가지 못한 길목을 뒤늦게 찾아간다. 꽃을 기다리다가 잠시 바람결로 며칠 떠돌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목련이 한꺼번에 다 져 버렸다. 목련나무 둥치 아래 흰 깃털이 흙빛으로 누워 있다. 이번 세상에 만나지 못한 꽃 그대여, 그럼 다음 생에서 나는 문득 되돌아와야 하나? 한참을 더 부질없이 달리다가 이 생이 다 저물어 간다. - (2010년 봄호, 2010.1.16.) - 시집 (시로 여는 세상, 2012년 9월) * 감상 : 강인한 시인. 1944년 3월,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강동길.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

로뎀나무 아래 엘리야

"Then he lay down under the tree and fell asleep. All at once an angel touched him and said, "Get up and eat." He looked around, and there by his head was a cake of bread baked over hot coals, and a jar of water. He ate and drank and then lay down again."(1 Kings 19:5~6)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본즉 머리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한 병 물이 있더라 이에 먹고 마시고 다시 누웠더니"(왕상 19:5~6)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여호와의 유월절

"then tell them, 'It is the Passover sacrifice to the LORD, who passed over the houses of the Israelites in Egypt and spared our homes when he struck down the Egyptians.' " Then the people bowed down and worshiped."(Exodus 12:27) "너희는 이르기를 이는 여호와의 유월절 제사라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실 때에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집을 넘으사 우리의 집을 구원하셨느니라 하라 하매 백성이 머리 숙여 경배하니라"(출 12:27)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종살이에서 벗어난 일을 기념..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말...

"He has made everything beautiful in its time. He has also set eternity in the hearts of men; yet they cannot fathom what God has done from beginning to end."(Eccl. 3:1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 3:11) * 묵상 : 전도서 3장의 처음 여덟 절은 삶의 여러 가지 구체적인 일들을 거론하면서, '가장 적당한 때'가 있다는 것을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운율로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일들에 때가 있고 또 ..

다시 되새기는 지상 명령

"Then Jesus came to them and said, "All authority in heaven and on earth has been given to me. Therefore go and make disciples of all nations, baptizing them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and teaching them to obey everything I have commanded you. And surely I am with you always, to the very end of the age."(Matt. 28:18~20)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 김환식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 김환식 윤오월 초순인데 모내기 끝난 들판이 야단법석입니다 다잡을 사연들도 없이 윗마을 아랫마을 청개구리들 다 모여 앉아 갑론을박 의견만 분분합니다 더러는 못난 내 흉도 보고 더러는 지들 잘난 체도 하고 또 더러는 가당찮은 입씨름으로 밤 깊은 줄도 잊고 소란을 피웁니다 그런 풍광을 추억하며 나는 좁은 논둑길에 넋 놓고 앉아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아득히 캄캄한 무논만 바라봅니다 - 시집 (황금알, 2022) * 감상 : 김환식 시인. 1958년 경북 영천시 고경읍에서 태어났습니다. 경북공고 야간부를 졸업하고 포항제철 공사 현장에서 첫 직장을 시작하였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밤에는 포항실업전문학교(지금의 포항1대학)를 다니면서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던 만학도(晩學徒)였습니다...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한 것

"This is the confidence we have in approaching God: that if we ask anything according to his will, he hears us. And if we know that he hears us--whatever we ask--we know that we have what we asked of him."(1John 5:14~15)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우리가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들으시는 줄을 안즉 우리가 그에게 구한 그것을 얻은 줄을 또한 아느니라"(요일 5:14~15) * 묵상 : 요한은 우리 안에 생명, 그것도 다른 생명이 아닌 '영원한 생명'이 있다는 사실(11~13절)..

서로 사랑해야 할 진짜 이유

"Be kind and compassionate to one another, forgiving each other, just as in Christ God forgave you."(Eph. 4:3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2) * 묵상 :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인 에베소서는 그가 옥에 갇혀 있으면서 쓴 '옥중서신'입니다. 다른 옥중 서신인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과 더불어 에베소서에는 다른 바울 서신서보다 훨씬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서로'라는 단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구절에도 비교적 짧은 문장 안에 '서로'라는 말이 두 번씩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

은밀하게...

"But when you give to the needy, do not let your left hand know what your right hand is doing, so that your giving may be in secret. Then your Father, who sees what is done in secret, will reward you."(Matt. 6:3~4)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3~4) * 묵상 :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 가르치신 내용을 '산상수훈'이라고 합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그 산상수훈 설교 중, 구제할 때 어떤 자세로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신 구절입니다..

밥시 1, 7, 8 - 정진규

밥시(詩) 1 - 정진규 이런 말씀이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이젠 겨우 밥이나 좀 먹게 되었다는 말씀, 그 겸허, 실은 쓸쓸한 安分, 그 밥, 우리나란 아직도 밥이다 밥을 먹는 게 살아가는 일의 모두, 조금 슬프다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도 길 떠난 나를 위해 돌아오지 않는 나를 위해 언제나 한 그릇 나의 밥을 나의 밥그릇을 채워놓고 계셨다 기다리셨다 저승에서도 그렇게 하고 계실 것이다 우리나란 사랑도 밥이다 이토록 밥이다 하얀 쌀밥이면 더욱 좋다 나도 이젠 밥이나 좀 먹게 되었다 어머니 제삿날이면 하얀 쌀밥 한 그릇 지어올린다 오늘은 나의 사랑하는 부처님과 예수님께 나의 밥을 나누어 드리고 싶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겸상으로 밥을 드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분들은 자주 밥알을 흘리실 것 같다 숟가락..

잠시 멈춰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하고...

"The men of Israel sampled their provisions but did not inquire of the LORD. Then Joshua made a treaty of peace with them to let them live, and the leaders of the assembly ratified it by oath."(Joshua 9:14~15)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는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수 9:14~15) * 묵상 :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던 하나님은 거짓 신들의 유혹을 받지 않도록(신 20:16-18) 그들이 그 땅에 들어갈 ..

'거꾸로 된' 하나님 나라의 원리

"Put your sword back in its place," Jesus said to him, "for all who draw the sword will die by the sword. Do you think I cannot call on my Father, and he will at once put at my disposal more than twelve legions of angels? But how then would the Scriptures be fulfilled that say it must happen in this way?"(Matt. 26:)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두 군단 더 되..

시를 쓰며 산다는 것은 - 조기영

시를 쓰며 산다는 것은 - 조기영 시를 쓰던 어느 날 거짓말 한번 있었습니다. 밥을 먹어야 하겠기에 돈을 벌러 나갔다가 주머니에 돈이 없어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급히 나오느라 지갑을 놓고 나왔으니 이천 원만 빌려 달라 했습니다. 그 돈 빌려 집에 오는 길에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날따라 비조차 내렸습니다. 우산 없이 집으로 오는 길은 이미 어두웠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그러나 - 내안에 주머니가 비어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야. 하지만 마음이 비어 시를 쓸 수 없게 된다면 더욱 슬픈 일이 될 거야 - 이 말 한마디 하고 내게 웃었습니다. - 시집 (살림터, 2000) * 감상 : 조기영 시인. 주부(主夫), 정치를 하는 한 여자의 남편. 1968년 6월,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습니다. ..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진...

"So God created man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he created him; 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Genesis 1: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7) * 묵상 : 성경의 가장 첫 번째 책인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사람을 창조하시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무시 못할 정도의 상당한 차이로 서로 진짜 의견 불일치를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함께 묶어주는 훨씬 더 깊은 현실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는 하나님..

'손흥민 시대'를 살고 있는 동시대인의 행복

간밤에 비록 잠은 자지 못했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역사적인 일을 직접 두 눈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느끼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손흥민, 축구 종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시아인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동시에 치뤄진 어젯 밤 12시, 아마도 축구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잠을 반납하고 텔레비전 앞에 앉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손흥민은 22호, 23호 골을 연달아 작렬시키며, 역사적인 대기록을 완성했던 것이죠. 정말 대단합니다. 축구 최고의 무대에서 아시아인으로서 득점왕이 된다는 것, 누가 상상이라도 해 봤을까요. 아시아인, 아니 한국인의 자존심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