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400

해변의 묘지 -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 폴 발레리 마셔라, 내 가슴이여, 바람의 탄생을! 신선한 기운이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 나에게 내 혼을 되돌려준다…오 엄청난 힘이여! 천만 가지 환영으로 구멍 뚫린 외투여 짙푸른 너의 살에 취해, 침묵을 닮은 소란 속에 너의 번뜩이는 꼬리를 물고 사납게 몰아치는 히드라여,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대기는 내 책을 펼쳤다가 다시 닫고, 포말로 부서진 파도는 바위에서 용솟음친다. 날아가거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부숴 버려라 네 희열의 물살로 삼각돛배들 모이 쪼던 저 조용한 지붕을!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1871~1945)의 시다. 지중해 인근 남프랑스에서 성장한 발레리에게 바다는 시의 원천이었다. 그는 바다가 보여주는 격정을 시에 종종 담아냈다. 이 작품은 그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