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447

마종기 - 우화의 강 1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

사랑한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 클라우드 폴랜덜프

사랑한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게 절대로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지쳐버리거든요.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너무 간섭하지 마세요. 간섭은 어긋난 굴레의 고통, 그 사람이 괴로워 합니다. 그가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면 그건..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시집 (창비, 1978) 친구들은 저마다 대학원 공부를 더 해서 대학의 교수직으로 옮겨 갔지만, 끝까지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길 고집했던 희성 시인의 대표작,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읽습니다. 가끔씩 구내 서점이나 교보 문고를 들러 책을 고르는 것이 오래 전부터 내 생활에서 하나의 즐거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 알프레드 디 수지

춤 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