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어머니 날 낳으시고 - 정일근

석전碩田,제임스 2005. 12. 14. 14:39

어머니 날 낳으시고
                                              정일근(1958~)

 

 

오줌 마려워 잠 깼는데 아버지 어머니 열심히 사
랑 나누고 계신다. 나는 큰 죄 지은 것처럼 가슴
이 뛰고 쿵쾅쿵쾅 피가 끓어 벽으로 돌아누워 쿨
쿨 잠든 척 한다. 태어나 나의 첫 거짓말은 깊이
잠든 것처럼 들숨 날숨 고른 숨소리  유지하는것,
하지만 오줌 마려워 빳빳해진 일곱살 미운 내 고
추 감출 수가 없다. 어머니 내가 잠 깬 것 처음부
터 알고 계신다. 사랑이 끝나고 밤꽃내음 나는 어
머니 내 고추 꺼내 요강에 오줌 누인다. 나는 귀
찮은 듯 잠투정을 부린다. 태어나 나의 첫 연기는
잠자다 깨어난 것처럼 잠투정 부리는 것, 하지만
어머니 다 아신다. 어머니 몸에서 내 몸 만들어졌
으니 어머니 부엌살림처럼 내 몸 낱낱이 다 알고
계신다.

 

*Background Music :  Summer Nights sung by John Travolta & Olivia Newton-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