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399

사랑한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 클라우드 폴랜덜프

사랑한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게 절대로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지쳐버리거든요.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너무 간섭하지 마세요. 간섭은 어긋난 굴레의 고통, 그 사람이 괴로워 합니다. 그가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면 그건..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시집 (창비, 1978) 친구들은 저마다 대학원 공부를 더 해서 대학의 교수직으로 옮겨 갔지만, 끝까지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길 고집했던 희성 시인의 대표작,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읽습니다. 가끔씩 구내 서점이나 교보 문고를 들러 책을 고르는 것이 오래 전부터 내 생활에서 하나의 즐거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 알프레드 디 수지

춤 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마종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마종기 봄 밤에 혼자 낮은 산에 올라 넓은 하늘을 올려보는 시간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별들의 뜨거운 눈물을 볼 일이다. 상식과 가식과 수식으로 가득 한 내 일상의 남루한 옷을 벗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밤, 별들의 애잔한 미소를 볼 일이다. 땅이 벌써 어두운 빗장을 닫아걸어 몇 개의 세상이 더 가깝게 보이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 느린 춤을 추는 별밭의 노래를 듣는 침묵의 몸,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당신, 맨발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 마종기 시집 ** 12월의 한 중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이 외로워 보이는 달, 그러나 연일 사람들의 모임들로 붐비는 날, 날들입니다. 이런 분요한 계절에, 조용히 나만의 골방으로 들어가 손을 들고 ..

이젠 다시 사랑으로 - 사순절의 기도 - 이해인

오늘은 이해인 시인의 시 한 편을 함께 읽고 싶습니다. 긴 시이지만, 새 봄을 맞는 정갈한 마음으로, 아직은 앙상한 채로 서 있는 나무를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젠 다시 사랑으로 -사순절의 기도 아직은 빈 손을 쳐들고 있는 3월의 나무들을 보면 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