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의 편지 - 이해인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 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갤 길 없고 그 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8.10.10
6월 첫 날, 시를 읽으며 6월이 오면 / Robert Bridges 유월이 오면 하루종일 향기로운 마른 풀 위에 내 사랑과 함께 앉아 있으리 산들바람 부는 저 높은 하늘에 흰구름이 지어 놓은 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리.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나는 그녀를 위해 노래를 지으리 마른 풀내 향긋한 건초더미 위에 남몰래 둘이 누워 하루종일 달콤..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8.06.01
너에게 가겠다 - 이해인 너에게 가겠다 오늘도 한줄기 노래가 되어 너에게 가겠다 바람 속에 떨면서도 꽃은 피어나듯이 침묵할수록 맑아지는 노래를 너는 듣게 되겠지 멈출 수 없는 하나의 노래로 나는 오늘도 너에게 달려가겠다 - 이해인의《작은 위로》에 실린 시 <너에게 가겠다> 중에서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8.03.27
발자국 (Foot Print) - Margaret Fishback 어느날 밤 나는 한 꿈을 꾸었다. 나의 주님과 함께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어두운 하늘 저편으로 나의 생애의 순간순간들이 흘러 지나가고 있었다. 한장면이 지날때마다 나는 발자국 두쌍이 모래위에 찍혀 있음을 보았다. 내것과, 나와 늘 함께 하신 주님의 것, 이렇게 두쌍이었다. 그런데 어느 한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8.02.01
밤 눈 - 김광규 겨울밤 노천 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며 우리는 서로의 집이 되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 온갖 부끄러움 감출 수 있는 따스한 방이 되고 싶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날이 밝을 때까지 우리는 서로의 바깥이 되고 싶었다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12.11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 오광수 가을에는 걷자 그냥 걷자 가을색 유혹에 한번쯤은 못이기는 척 걷다 보면 잊고 있었던 먼먼 음성이 발밑으로 찾아와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그토록 설레게 했던 그리운 이의 목소리가 되어 세월로 닫아놓았던 가슴이 문을 연다 허전함이 기다리는 공원벤치는 보지 말자 걷다 보면 바람 뒤에 살금 따라..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11.06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10.14
사랑으로 나를 버리고 - 조창인 사랑으로 나를 버리고... 모름지기 사랑은 깊은 우물을 닮아야 합니다. 내안의 물을 퍼내고 또 퍼내어 그의 갈증을 씻어주는.... 사랑은 '함께' 입니다. 그러나 그가 나와 '함께'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그와 '함께'하는것입니다. '함께'를 통해 '나'는 점차 소멸되고 드디어 '우리'가 탄생합니다. 사랑은 실..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10.01
봄 비 - 변영로 비내리는 주말입니다. 삼일절 공휴일이 지난터라 주말을 맞는 기분이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봄비 내리는 날, 짬을 내서 새로 지은 건물을 이곳 저곳을 둘러봤습니다. 다음 주부터 시작할 아침 영어공부 방으로 적당한 곳을 찾을 겸, 새로운 건물도 구경할 겸해서였지요. 구석 구석 새식구..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03.02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7.01.07
詩에게 - 임송자 너에게 부끄럽다 비단 옷 한 벌 입혀주지 못해 가슴이 시리다 멋진 날개 하나 달아 줄 수 없음이 어느 날부터인가 맨드라미 꽃물처럼 배어오던 노을을 보며 손가락이 시도록 쓰고 또 썼다 아직은 먼 너에게 가기위해 크래파스 숫자보다 더 많은 너의 빛깔을 찾기 위하여 별 빛 흥건한 풀밭을 걷는다 어..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12.01
다시 헷세의 시 [안개 속에서]를 낭송하며... 태양열 발전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후 아침에 해가 뜨기만 하면 기분이 좋아 집니다. 또 놀라운 사실은, 날이 밝아짐과 동시에 어김없이 가동되는 발전기를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 화면으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게 여간 신기 하지 않습니다. 제 갈길을 정해 놓고 1년이면 365일, 수천년을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10.30
첫 입맞춤 - 김용택 이 촉촉함 이 부드러움 행복한 사랑의 느낌 한 순간 가장 짧게 느꼈지만 가장 긴 여운으로 남아 있는 흔적 가슴에 밀려오는 사랑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9.28
[스크랩] 꽃과나 / 정호승 꽃과나 / 정호승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봅니다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8.31
[스크랩] 우리가 어느 별에서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8.31
도종환 - 여백이 있는 사람이 아름답다 여백이 있는 사람이 아름답다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사람도 여백이 있는 사람이 인간답게 느껴진다 빈틈이 없고 매사에 완벽하며 늘 완전무장을 하고 있는듯 보이는 사람 보다는 어딘가 한군데는 빈 여백을 지니고 있는 듯해 보이는 사람이 정겹게 느껴진다 뒤에 언제나 든든한 힘과 막강한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7.07
김상용 -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월파(月坡) 김상용의 시입니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가만히 웃는다는 표현 때문에, 인구에 회자(膾炙)되어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6.28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야릇하구나, 안개 속을 거닐음은! 모든 숲과 돌은 외롭고, 나무도 서로를 몰라 보며 각자는 홀로 있네. 나의 밝은 어린 시절엔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는데, 안개가 깔린 지금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구나. 모든 것으로부터 조용히 자신을 떼어 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는 진실로 어느 누구도 현명치 않으리...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6.08
Take me Home - Phil Coulter Take Me Home(Featuring The Dubliners) - Phil Coulter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Phil Coulter(필 콜터)는 1983년 이후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의 역사를 대중적인 문법으로 피아노에 담기 시작하여 켈틱 뉴에이지 음악의 전통을 개척한 장본인으로 Sinead O'Connor(시네이드 오코너)가 보컬로 참여한 ’The Shores Of ..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6.08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하여라 땅속에서, 땅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 하여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200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