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김상용 -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석전碩田,제임스 2006. 6. 28. 19:08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월파(月坡) 김상용의 시입니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가만히

웃는다는 표현 때문에, 인구에 회자(膾炙)되어 온 시입니다.  

또 이백(李白)의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중에 나오는 표현

인 "笑而不答心自閑(대답하지 않고 빙긋이 웃어 주니,  마음

이 절로 흥겹다)" 를 연상케 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매일 매일의 평범한 일상의 삶을 통해서 삶의 진정성을 발견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은 부쩍 많이 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보이는 세

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 눈에 보이는 세계에 

현혹되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게 아니라,  그 이면

에 있는, 보이지 않는 깊은 데를 바라 볼 수 있는 지혜를 가

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참다운 삶의 목

표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오늘 읽은 월파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를 읽으면서 삶을

관조하고 있는 건강한 한 시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

 

오늘, 올 여름 방학을 이용해서 방문하는 몽골에 보낼 큰짐

들을 미리 컨테이너에 싣는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각지에서 

보내 온 컴퓨터 22대, 그리고 각종 교육 기자재와 용품들을 

묶어 컨테이너에 실으면서, 몽골에서의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광활한 몽골의 초원과,순박한 그 곳 

사람들을 통해서, 이번 여행에는 한 템포 느린 삶의 여유들

을 배우고 돌아와야겠다는 겸손한 각오를 다져 봅니다.

 

왜 사냐고 물으면, 그저 빙그레 웃는 그런 달관의 지혜를 

말입니다.

 

▣ Rain and tears Sung By Aphrodite's Child

 

Rain and tears are the same

But in the sun you've got to play the game

When you cry in winter time

You can't pretend it's nothing but the rain

How many times I've seen 

tears coming from your blue eyes

Rain and tears are the same

But in the sun you've got to play the game

 

비와 눈물은 같지만 

태양이 비치는 맑은 날엔, 속일 수 없어요

당신이 상처를 입고 눈물 흘릴 때

그게 단지 빗물인 체 할 수는 없어요

당신의 파아란 눈에서 흘리는

눈물을 수없이 보아왔어요

비와 눈물은 똑같지만

맑은 날엔,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어요

 

Give me a glance of love

Ah I need an answer love

Ah rain and tears in the sun

But in your heart you feel the rainbow waves

Rain and tears both for shown

But in my heart there'll never be a star

Rain and tears are the same

But in the sun you've got to play the game

 

제게 조금이나마 사랑을 주세요

전 사랑이 뭔지 알고 싶어요

햇빛에 비치는 비와 눈물

하지만 당신 가슴속에

당신은 무지개의 물결을 느끼죠

비와 눈물은 같아요

하지만 내 맘속엔, 희망이 없군요

비와 눈물은 똑같지만

맑은 날엔,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