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시 총회가 있었던 날, 새로운 위원장과 단상을 가득 채운 집행부 임원들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인사를 하는 광경을 바라볼 때 얼마나 뿌듯했던지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모든 모임이 파한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꿈이 있는 자유가 부른 <소원>이라는 노래가 93.9Mhz FM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더군요. 갑자기 온 몸이 번개에 감전된 듯 전율이 느껴지는 노랫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만감이 스쳐지나갔습니다. 평소 저 곡을 여러 번 들은 적이 분명히 있었는데, 왜 하필 지금 이런 절절한 느낌으로 그 가사 내용이 다가오는 것일까. 운전을 하다 말고 가사의 내용에 더욱 귀를 기울였습니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 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 준다면...'
다음 날, 새로 선임 된 위원장이 잠시 내가 근무하는 곳에 들렸을 때 이 노래를 같이 한번 들어보자면서 함께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내가 느꼈던 그 감동을 이야기했습니다.
노조 총회 자리에서 모든 조합원들이 흐뭇해하고 또 기뻐하는 이유는, 바로 한 사람이 특출나게 빼어나게,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서 드러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함께 하는 모습'이며 '연대(連帶)하는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래의 가삿말처럼, 노동 운동은 저 높히 솟은 산이 되기 보다는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는 마음이며, 내 가는 길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소원이 나의 소원이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 갑니다.
삶의 작은 일에도 그 맘을 알기 원하네
그 길, 그 좁은 길로 가기 원해
나의 작음을 알고, 그분의 크심을 알며
소망, 그 깊은 길로 가기 원하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 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 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 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나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사랑, 그 높은 길로 가기 원하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 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가는 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 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나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삶의 한절이라도 그분을 닮기 원하네
사랑, 그 좁은 길로 가기 원하네
그 깊은 길로 가기 원하네
그 높은 길로 가기 원하네
(노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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