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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빛을 발하며

"In the same way, let your light shine before men, that they may see your good deeds and praise your Father in heaven."(Matt. 5:16)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 묵상 : 예수님이 산 위에서 직접 많은 무리들에게 가르친 내용을 '산상수훈(山上垂訓)이라고 부릅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부터 7장의 내용이 그것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강의에 해당하는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이 땅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은 맛을 잃은 소금이나 감춰진 등불과 같이 영향력이 없는 ..

'박제화 된 종교인'의 모습

"Indignant because Jesus had healed on the Sabbath, the synagogue ruler said to the people, "There are six days for work. So come and be healed on those days, not on the Sabbath."(Luke 13:14) "회당장이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 고치시는 것을 분 내어 무리에게 이르되 일할 날이 엿새가 있으니 그 동안에 와서 고침을 받을 것이요 안식일에는 하지 말 것이니라 하거늘"(눅 13:14)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18년이나 귀신 들려 있었고 또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병에 걸린 여자를 안식일에 고쳐줬다고 회당장이 분을 내면서 사람들에게 했던 말..

그러고도 시를 - 김수상

그러고도 시를 - 김수상 나쁜 꿈을 꾸었느냐? 예 나쁜 꿈을 꾸었습니다. 무슨 꿈을 꾸었느냐? 제가 제 눈으로 똑똑히 본 일을 여럿이 있는 데서 증언해야만 그 일이 바로 서는 일이었는데 저는 침묵했습니다. 왜 침묵하였느냐?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입으로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울었느냐? 예 울었습니다. 왜 울었느냐? 그 사람이 자기의 죄를 고백하지 않고 말을 더듬었습니다. 그런데 왜 울었느냐? 저보다 먼저 그 사람의 죄를 묻는 의로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저보다 나아서 울었고 죄를 지은 그 사람이 또 가여워서 울었습니다. 무슨 죄이더냐? 사람을 죽였는데 죽일 만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죽인 일보다 더 큰 죄는 자신을 속인 죄라는 생각을 꿈에서도 하였습니다. 그러고도 시를 쓴다고 했습니다. ..

아픔과 상처까지도 포용하는...

"Then he said to Thomas, "Put your finger here; see my hands. Reach out your hand and put it into my side. Stop doubting and believe."(John 20:27)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 * 묵상 : 요한복음 20장에는 예수님의 제자들과 부활하신 예수님이 조우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한번의 사건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예수님이 자신의 부활하신 모습을 보이신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장차, 우리가 소망을 가지고 믿음으로 기다리는 '부활'을 먼저 직접 체험..

오래된 기도 - 이문재

오래된 기도 -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

'절대 믿음'의 고백

"Hear my voice when I call, O LORD; be merciful to me and answer me."(Psalms 27:7) "여호와여 내가 소리 내어 부르짖을 때에 들으시고 또한 나를 긍휼히 여기사 응답하소서"(시 27:7) * 묵상 : 다윗은 시편 27 편에서 극한의 상황에서조차 하나님께 간구하며 믿음의 끈을 놓치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 부모 친척은 나를 버렸을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은 나를 영접하셨다고(10절) 그는 노래하고 있습니다. '절대 믿음'의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편 27편을 묵상하면서 청년 시절 사용하던 성경 책을 펼쳐 보니 깨알 같은 글씨로 다음과 같은 메모가 적혀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를 평탄한 길로 인도하시길 기도하는 이유는, 원수들이 나를 보..

부도덕으로 살거다 - 손현숙

부도덕으로 살거다 - 손현숙 머리 실핏줄이 막혀서, 하도 기가 막혀서 덜컥 누워버린 늙은 엄마, 늙은 아버지가 병문안 오면 슬쩍 눈 흘기면서 대놓고“가소, 마”한다 그리고 곧이어 “부도덕한 늙은이!” 혼잣말인 척 짐짓, 다 들리도록 중얼거린다 천 번도 더 들은 저 말, 삼강오륜으로 중무장한 우리엄마는 지금 입만 살아서 링거를 주렁주렁 달고 있지만, 평생 부도덕했던 우리 아버지 팔순을 넘기고도 정정하게 훠이 훠이 세상 끝까지 마실 다닌다 나, 이제부터 무조건 부도덕하게 살거다 도덕 찾다가 늙어, 어느 날 뒷목 잡고 넘어가느니, 요놈의 사탕 같은 세상 실컷 빨면서 들통 나지 않게 시치미 딱 잡아떼고 치맛자락 살살 흔들면서, 살거다 부도덕한 늙은이! 그 누가 뭐라 뭐라 씹어도 끄떡없는 아버지, 지금 엄마 등 ..

박원순 서울시장, 그 소식을 접하고

"But Paul shouted, "Don't harm yourself! We are all here!"(Acts 16:28) "바울이 크게 소리 질러 이르되 네 몸을 상하지 말라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 하니"(행 16:28)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바울과 실라가 전도여행 중, 빌립보라는 성에 갔을 때 귀신들려 점을 치면서 그 주인에게 돈벌이를 해 주는 한 소녀를 고쳐 준 일 때문에 오히려 투옥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더 이상 돈벌이가 되지 않자 그들은 바울과 실라의 옷을 벗기고 매를 때려 감옥에 처넣은 후 간수에게 단단히 지키라고 명했습니다. 매에 맞고 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는 '한밤 중에' 기도와 찬양을 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고 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그들..

바울과 바나바를 갈라서게 만든 마가 요한

"Barnabas wanted to take John, also called Mark, with them, but Paul did not think it wise to take him, because he had deserted them in Pamphylia and had not continued with them in the work. They had such a sharp disagreement that they parted company."(Acts 15:37~39) "바나바는 마가라 하는 요한도 데리고 가고자 하나 바울은 밤빌리아에서 자기들을 떠나 함께 일하러 가지 아니한 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 옳지 않다 하여 서로 심히 다투어 피차 갈라서니"(행 15:37~39) * 묵상 : 요한이라는 이름의..

착한 시 - 정일근

착한 시 - 정일근 우리나라 어린 물고기들의 이름 배우다 무릎을 치고 만다. 가오리 새끼는 간자미, 고등어 새끼는 고도리, 청어 새끼는 굴뚝청어, 농어 새끼는 껄떼기, 조기 새끼는 꽝다리, 명태 새끼는 노가리, 숭어 새끼는 동어, 방어 새끼는 마래미 누치 새끼는 모롱이, 숭어 새끼는 모쟁이, 잉어 새끼는 발강이, 괴도라치 새끼는 설치 작은 붕어 새끼는 쌀붕어, 전어 새끼는 전어사리, 열목어 새끼는 팽팽이, 갈치 새끼는 풀치 그 작고 어린 새끼들이 시인의 이름 보다 더 빛나는 시인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 어린 시인들이 시냇물이면 시냇물을 바다면 바다를 원고지 삼아 태어나면서부터 꼼지락 꼼지락 시를 쓰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 생명들이 다 시다. 참 착한 시다. - 시집 (시학,2006) * 감상 : 정일..

시편 103편

"Praise the LORD, O my soul, and forget not all his benefits- who forgives all your sins and heals all your diseases, who redeems your life from the pit and crowns you with love and compassion, who satisfies your desires with good things so that your youth is renewed like the eagle's."(Psalms 103:2~5)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

편애, 가족 간에 싹트는 불행의 단초

"This is the account of Jacob. Joseph, a young man of seventeen, was tending the flocks with his brothers, the sons of Bilhah and the sons of Zilpah, his father's wives, and he brought their father a bad report about them."(Genesis 37:2) "야곱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요셉이 십칠 세의 소년으로서 그의 형들과 함께 양을 칠 때에 그의 아버지의 아내들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과 더불어 함께 있었더니 그가 그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말하더라"(창 37:2) * 묵상 : 창세기 37장에는 야곱의 가족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

포도가 신문을 읽다 / 씨팔넘 - 박재희

포도가 신문을 읽다 - 박재희 초여름이면 포도가 서서히 익어간다 농부는 포도에 신문지로 만든 봉지를 씌운다 빼곡히 적힌 기사들 푸릇한 포도송이에게도 철지난 신문이 배달되었다 세상에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시끄러운 사건들이 포도알에 박힌다 푸른 눈알을 반짝여 본다 기름 냄새에 절은 눈알들 무엇일까? 무엇일까? 까막눈으로 읽고 또 읽고 …… 달포가 지나 오늘 신문에 자신이 주인공이 된 기사가 크게 났다 머지않아 그에게도 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 감싸고 있던 신문기사를 북북 찢고 시끄러운 세상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 시집 (시와반시, 2007) * 감상 : 박재희 시인. 1956년 경북 달성군 유가면 음리에서 태어나 문예대학을 수료하고 2000년 으로 등단했습니다. 지금은 대구 비슬산 아래에서 농사를 지으..

세대와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I have been reminded of your sincere faith, which first lived in your grandmother Lois and in your mother Eunice and, I am persuaded, now lives in you also."(2 Timothy 1:5)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딤후 1:5) * 묵상 : 디모데후서에서 바울은 디모데를 생각하면 그의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있었던 '신실한 믿음'이 생각난다고 기록했습니다. 디모데의 생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지만 바울은 디모데를 믿음 안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

비유, 예수님이 사용한 최고의 도구

"Jesus spoke all these things to the crowd in parables; he did not say anything to them without using a parable."(Matt. 13:34)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마 13:34) * 묵상 : 마태복음 13장은 소위 '비유章'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다양한 비유들이 등장합니다. 그도그럴 것이, 바닷가에 앉으셔서 모인 청중들에게 하늘 나라 복음을 말씀하셨던 예수님은, 오늘 묵상하는 말씀에서처럼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을 정도'로 모든 가르침을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그 가르침을 기록한 장이다 보니 비유가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늙지 마시라 - 오영재

늙지 마시라 - 오영재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도 이날까지 늙으신 것만도 이 가슴이 아픈데 세월아, 섰거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라도 너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어머니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나에게 다오 내 어머니 몫까지 한 해에 두 살씩 먹으리 검은머리 한 오리 없이 내 백발이 된다 해도 어린 날의 그 때처럼 어머니 품에 얼굴을 묻을 수 있다면 그 다음엔 그 다음엔 내 죽어도 유한이 없어 통일 향해 가는 길에 가시밭에 피 흘려도 내 걸음 멈추지 않으리니 어머니여 더 늙지 마시라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내 어머니를 만나는 그 날까지라도 오마니!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 감상 : 오영재 시인. 1935년 전남 장성군에서 교육자 집안의 둘째 아..

고향 성주를 다녀왔습니다(2)

"海闊魚龍睡晴天鴻鴈高 波聲生鐵甲月色滿弓刀" - 明庵公詩 (넓고 넓은 바다에 바닷고기들이 잠들고 푸른 하늘에 기러기 높이 날며/ 철갑선에 부딪혀 파도 소리 들리고 고요한 달빛은 활과 칼에 비치는구나) 지난 주말에 있었던 마을 행사에 이당 선생께서 우리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시와 글들 중에서 몇 개를 골라 멋드러지게 글씨를 쓰고 또 족자까지 만들어 기증을 하는, 소위 '재능기부'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함께 내려가면서, 이번에 쓴 할아버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 주는데, 그 해석을 들으면서 가슴이 뛰는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전쟁에서 장수로 활약하면서, 틈틈이 시도 짓고 또 나라 걱정도 했던 멋쟁이 장수의 모습을 재발견하는 기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읽었던 유명한 ..

고향 성주를 다녀왔습니다(1)

지난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고향을 잘 다녀왔습니다. 2주 전 고향을 가기로 결정한 후 여러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치 초등학교 학생이 소풍날을 손꼽아 기다리듯 말입니다. 처음, 고향 마을에서 의병 3대를 배출한 마을을 기리는 조촐한 행사로 '의병기림예술제'를 개최한다고 해서 그저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행사 쯤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구체적으로 행사를 위해서 만장을 협찬할 종친이 있으면 해 달라는 문자가 올라오는 걸 보고, 비록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걸 통해서 동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만장을 만드는 비용은 내가 하겠노라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그러고는 나도 작은 힘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참 된 생명을 취하는 길

"But if we have food and clothing, we will be content with that."(1 Timothy 6:8)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8) * 묵상 : 오늘은 멀리 고향 마을 친구 집에서 새 아침을 맞습니다. 3대가 의병으로 나라를 구한 선대 할아버지들을 기리는 예술제를 마련한 동네 종친들에게 작은 힘이지만 보태기 위해서 어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밤을 새워 얘기를 나누며 정담을 나눈 지난 밤이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아침 묵상하는 디모데전서의 말씀은 믿음의 제자 디모데에게 사도 바울이 권면하는 말씀입니다. 그는 목회를 하는 디모데에게 돌보는 사람들을 “선..

내가 갖고 있는 가장 귀한 것

"Some of those present were saying indignantly to one another, "Why this waste of perfume? It could have been sold for more than a year's wages and the money given to the poor." And they rebuked her harshly."(Mark 14:4~5)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막 14:4~5) * 묵상 : 마가복음 14장에는 한 여자가 엄청나게 값비싼 향유를 갖고 와서 예수님의 머리에 붓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