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429

'병대 강인원' 청년의 의미있는 결혼식

지금으로부터 8년전 쯤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침 조기 축구를 하는데, 학교 앞에 살고 있다면서 함께 축구를 해도 되겠느냐며 청년 한 명이 아침 일찍 운동장에 나타났습니다. 당시 새로 채용되는 남자 직원이 없어 축구 동호회의 회원이 점점 고령화되어 가면서 열 한명을 채우기도 빠듯한 때인지라 흔쾌히 같이 운동하자고 허락을 했습니다. 이 청년은 그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운동장을 누비면서 함께 땀을 흘리는 운동 동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 청년의 이름을 알려고도 또 어디에 사는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아침 운동을 같이 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괜히 개인적인 사정을 물어보면 피차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면서 패스를 하라고 불러야 할 상황이 생기면,..

청년 취업 씨즌 그리고 나비 넥타이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요즘 를 쓰느라 밤샘 하는 게 다반사인 계절입니다. 예전엔 취직을 하기 위해서 이력서와 소정 양식의 지원서를 제출하면 그만인데, 요즘은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빵빵하게 써 내야 합니다. 그것을 자.술.서라고 부르는데, 각 기업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그 기업에 맞는 자술서를 써 내야 해서 학생들은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야 되는 것이지요. 어제 삼성 입사 시험인 인적성검사 고시(?)에 무려 9만명의 지원자들이 몰렸다고 합니다. 세계사 국사 뿐 아니라 일반상식 분야에선 최근의 SNS 열풍의 주역인 스마트 폰과 관련된 상식들도 나왔는데, 대체로 어려웠다는 후평들입니다. 주말마다 기업들의 입사시험(인적성검사를 포함하여 각 기업 저마다 인재를 뽑기 위한 시험을 치르는 과정)을 준비하는 대학 졸업..

지난 1년

지난 1년은 저에게 참으로 긴 시간이었습니다. 정확히 지난 해 오늘 아침, 필리핀 일로일로 홍익대학교 국제봉사 팀이 활동하는 현지에서, 통증 때문에 꼬박 밤을 샌 다음 날 일어났더니 갑자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이 뜨이지 않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변해버린 날이 바로 작년 오늘, 7월 11일입니다.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이 왼쪽 귀 속에 발병하면서, 안면 신경을 손상시키는 바람에 안면 신경이 마비되었다는 건, 한참 후 귀국한 후 병원 신경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있은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적 소견은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으로, 이 그 정확한 명칭입니다. 회복이 되는데 짧게는 4주, 나처럼 처음 발병 후 조치가 늦어진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케이스인데 이 때는 길게는 1년이 걸린다는 판정을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