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드디어 스마트폰 하나를 장만했어요 ^&^

석전碩田,제임스 2013. 9. 12. 15:07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스마트 폰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들을 합리화시키면서 휴대폰조차 갖지 않았던 제가 정확하게 1년 반 전, 큰 아들이 군 제대를 하면서 떠 떠안다시피 휴대폰을 가졌는데 이제는 스마트 폰까지 마련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올해 5월 군에서 전역한 둘째 녀석이 "스마트 폰도 사용하지 않는 아빠는 앞뒤가 꽉 막혀서 소통이 안된다"는 푸념섞인 불만을 했다면서, 녀석의 진로를 상담해줬던 조카가 저에게 귀뜸을 해 주기 전까지는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변해서, 이제는 자녀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를 가지고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2G폰으로 문자를 열심히 보내지만 답장을 받아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왜 아빠 문자에 답장도 안해주냐"고 핀잔을 주면, "문자 보내는 데는 돈이 들어간다"면서 무료로 무제한 쉽게 보낼 수 있는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 아빠와는 소통이 어렵답니다.

 

며칠 전 스마트 폰을 개통한 후, 사흘이 지난 오늘까지 스마트 폰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느라 온 정신과 시간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손에 하나씩 들고 다니는 스마트 폰이 왜 이렇게도 열풍을 불러 일으키는 지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그저 휴대폰이나 카톡의 기능을 가진 기계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디지털 세계의 모든 기술과 기능이 한데로 집약된, 휴대하고 다니는 작은 컴퓨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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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 저장된 1800명이 넘는 주소록 명단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휴대폰을 갖지 않았던 시절, 제 나름대로 <핸드폰을 갖지 않는 이유>를 기회있을 때마다 짧은 글을 통해서 밝혔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았더니 오래 전 블로그에 쓴 글이 보이더군요. 비록 이제와서 스마트 폰 사용법을 익히느라 땀을 흘리고 있지만 그 글들에서 밝혔던 제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의 노예가 아니라 스마트 폰을 똑똑한 비서로 활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비록 '얼리 어뎁터'는 아니었지만 작은 컴퓨터를 120% 활용할 줄 아는 '풀리 유저'가 되도록 열심히 익혀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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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시다시피 저는 아직까지 핸드폰이라고 불리는 셀룰러 폰이 없습니다.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왜 핸드폰을 갖지 않느냐고 물어 볼 때 마다 제 나름대로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만( 그 중에 하나가 '개목걸이 같은 역할을 하는 핸드폰이 있으면 생활이 얽매일 것 같다 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제가 핸드폰을 안 갖는 이유는 딴데 있습니다.

 

그것은 Email이라는 편리한 소통의 수단이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인터넷 Email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PC 통신도 초창기부터 이용했던 사람으로, 그 당시부터 메일로 주고 받는 일의 편리함과 유용함을 만끽하고 있던 차였거든요.

 

상대편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나 사고, 행동 등이 일단 올 스톱되는 핸드폰이나 메신저와는 달리 Email은 내가 그 메일에 답신을 하기까지, 시간과 내용 등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시간을 스스로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뿐 아니라 화일(음악화일, 그림화일, 텍스트화일 뿐 아니라 Html로 작성된 문서까지도)을 자유자재로 주고받을 수 있어 정확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기도 합니다

 

현대 문명의 최대 이기(利器)라고 할 수 있는 Email.... 

여러분은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고 계십니까? (2003.4.16)

 

주위에서 유일하게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자주 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똑같은 답변을 하곤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일 것 같습니다. 직장과 집을 시계 추같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굳이 개인 핸드폰을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지불하면서까지 가지고 있을 이유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나의 개인적인 영역에 불쑥 쳐 들어오는 핸드폰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조금은 이기적인 이유입니다.

 

휴대폰 대신에 현대 최고 문명의 이기(利器)라고 할 수 있는 Email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세번째 이유 등 나름대로 휴대폰을 갖지 않는 이유들은 여럿이 있지만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지금 이 메일을 쓰면서 ABBA"안단테"라는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이 그런 내용은 아니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느리게'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생각날 때 금방 연결되어야 직성이 풀리고 마는 현대인의 조급함 때문에, 마치 저 처럼 핸드폰이 없는 사람이 희귀동물(?)처럼 취급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빠르고 효율성은 높지만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앞으로도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휴대폰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주말입니다.

저는 내일 토요산행팀과 경기도 가평에 있는 유명산을 오를 예정입니다. 눈 덮힌 산행길을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6.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