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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나는 곧잘 개고기는 먹어도 개 같은 놈들하고는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하곤 했다. 사람 같지 않은 놈들하고 같이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느냐는 소리였다. 나의 숙부는 개를 무던히도 좋아하신다. 어려서의 기억으로밥상 옆에 개를 앉히고 밥 한술 잡수시고 개에게 한 숟갈 먹이시고 하였다. 그런 숙부의 개에 관한 생각은 “개는 개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가 훈련을 받아서 사람이 하라는 대로 척척해서는 개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오히려 오라면 가고 가라면 오고 귀찮아해도 좋다고 덤비고 해야 개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숙부께서는 무슨 족보 있는 개나 명견을 키우신 적이 없다. 그저 똥개, 잡견을 키우셨다. 고작 “앉아,” “손.” 따위의 행위를 명하곤 하셨다. 숙부의 개들은 이런 명령에조차도 그리 척척 정확하게..

머릿말

집안 어른들이나 고향 어른들의 말씀에 따르면 아버지께서는 글과 그림에 뛰어나셨다고 한다. 그러나 일찍 서른 셋에 세상을 떠나시고 남기신 글과 그림을 전쟁 통에 잃어버리고 단지 시조 몇 수가 남아 있을 뿐이다. 나는 늘 이 시조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이번에 마침 기회를 얻어 아버지의 시조를 발표하게 되었다. 같이 실은 나의 글들은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적어 두었다가 정리한 나의 생각들이다. 아버지의 글을 펴내도록 독려해 주셨던 신아사의 故 정석균 사장님, 또 이 일을 현실적으로 가능케 해 주신 정현걸 現 사장님, 그리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오늘은 어머니 돌아가신 지 41주년이 되는 날이다. 2002년 7월 28일 장 신 재

장신재 만필집<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를 시작하며

[ 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대학 은사께서 쓰신 수필집의 제목입니다. 지난 2002년, 그동안 틈틈이 쓰신 짧은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출판하셨습니다. 당시 덜떨어진 저에게도 선생님은 필자의 싸인을 담아 귀한 책을 한 권 주셨지요. 그 당시에는 이 책을 일별하면서, 평소 강의 시간에 하셨던 말씀이며 또 이런 저런 사석에서 늘 하셨던 말씀들이구나 생각하고 무심코 책꽂이 한켠에 꽂아두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우연히 이 책을 다시 꺼내 읽다가 선생님의 눈부신 생각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가졌습니다. 우스개 소리인 듯 하지만 그 속에 반드시 깨달아야 할 삶의 지혜가 있는 글들, 이제 중년의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 있는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의 이야기들이 마치 곰삭은 새우국물처럼 시..

[스크랩] 비무장지대에 접해 있는 강화 교동도를 다녀오다.

인천 앞바다 교동도 교동도는 비무장지대에 접해있는 섬으로 강화도의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곳으로 북한 지역인 황해도 연안군과 배천군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육지와 격리된 섬이므로 고려 중엽부터 조선말에 이르기까지 유배지로 단골처럼 이용되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