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422

삶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네 가지 조건

이번 설날은 우리 가족, 아니 아내와 저에게는 의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큰 아들 홍민이가 대기업에 취직을 한 후 약 한달 반 가량의 긴 연수 기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근무 부서를 배치 받은 후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연휴가 끝나면 출근을 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2주 전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를 부모에게 인사를 시키겠다고 집에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첫 대면을 하면서 낯선 가정에 처음 오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가능하면 가벼운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얘기를 하다보니 자꾸 내가 말이 많아지면서 시시콜콜한 옛날 얘기들을 하고 말았습니다. 30년 전, 내가 지금의 아내를 처음 집에 데리고 와서, 무릎을 꿇고 앉아 아버지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듣던 순간이 오버랩되어 생각이 났습..

나이들어가면서 젊은 사람들과 친해지는 비결 두 가지

한 두 해 있으면 오십 줄에 들어서는 조카와 오랜만에 긴 카.톡. 대화를 했습니다. 가끔 명절 때나 만나는 사이이고 또 누구 한 사람이 바빠서 명절 연휴 기간 해외라도 나가게 되면 만나는 주기가 더 길어지는 사이라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지 또 중년의 나이를 살아가면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등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서로 나눌 기회가 오히려 남보다 더 없이 사는터라 이런 긴 소통은 제게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많은 대화 주제들 중, 재미나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조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원의 평균 연령이 34세랍니다. 그러면서, 내일 모레면 오십인 자기가 그 회사에서 아직도 버티고 있는 '비결'이 무엇인 줄 아느냐고 묻습니다. 그 비결이..

성탄절에 '본질적으로 동일한 일'을 묵상함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어느 수업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되곤 합니다. 학생들에게 이런 저런 화두를 던지기를 즐겨 하셨던 한 교수님이, 그 날은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브루너(Bruner, Jerome Seymour)의 ' 나선형 교육과정'을 소개하면서, 그가 주장했던 유명한 가설을 설명하셨는데 그 때 사용했던 표현인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표현 때문입니다. 그 이후 나의 삶에서 '본질적으로'라는 표현만 나오면 그때의 그 수업 장면이 떠오르게 되었을 정도로 아마도 나에게는 그 수업의 인상이 컸나 봅니다. '어떤 교과든지 그 지적(知的) 성격에 충실한 형태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 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가설이 브루너가 주장했던 나선형 교과과정의 핵심 내용입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