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강화, 퇴직 후 살 곳으로

석전碩田,제임스 2018. 4. 29. 23:19

금요일 평일 하루, 휴가를 내서 아내와 함께 강화를 그 전 주 토요일에 이어 또 다시 다녀왔습니다. 가는 곳마다 화려한 봄꽃이 활짝 피어 있고 연초록 잎사귀가 움을 터는 계절이다 보니 그저 하루 나들이 하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퇴직 후,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약간 한적한 시골에서 생활하고 싶은 마음에서 몇 년 전부터 강화를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굳이 왜 강화냐고 묻는 다면, 두 누님이 모두 강화에 살고 있어 형제들이 가까운 곳에 모여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멀리 바다가 보이는 전망에 자꾸 매력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멀리 제주도나 남해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으니 차선책으로 그동안 살아 온 서울과도 멀지 않고 또 형제들이 한데 모여 살 수 있는 강화라면 금상첨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제 만 4년만 있으면 정년퇴직이지만, 자주 이렇게 강화 나들이를 하다보니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굳이 퇴직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화간 길이 넓어지고 빨라져서 여차하면 출퇴근도 가능하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퇴직 후의 삶, 즉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살것인가  

 

이 질문이 최근 제게 주어 진 최대의 화두입니다. 그 대답으로 첫번째가 어디서 살 것인가인데, 자연스럽게 정답을 찾은 것 같아 감사할 뿐입니다.  

 

그 다음, 그러면 무엇을 하면서 살것인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일텐데, 이 대답은 이미 그곳으로 내려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삶의 방향이 같은 분들과 협력할 수 있는 일거리를 새롭게 모색하면 되겠다는 힌트를 내려갈 때마다 발견하곤 합니다.  

 

엊그제, 금요일 나들이 때에도 어떤 지인이 강화에 가면 꼭 한번 가 보라고 일러 준 멋진 카페, 핀오크를 방문하여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미래의 강화도 이웃사촌분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얘기를 듣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조경 농원을 1988년 처음 강화에 조성, 정착할 때 심은 대왕참나무(핀오크)가 이미 아름드리 거목으로 자라 큰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 힌트를 주는 듯 했습니다. 한 그루 나무를 심어 그 나무가 숲을 이루기까지 성실과 인내, 그리고 시간을 기다리는 신실함과 땅을 일구는 정직한 농부의 자세 말입니다.  

 

함께 소개하는 한옥 사진은 국내 유명한 한옥 전문 목수인 대목장과 큰 매형이 형님-아우하는 절친한 사이여서 몇 년 전부터 강화 선원면에 짓고 있는 제대로 된 근사한 한옥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대문과 마당(정원)을 조성하는 마무리 단계인데, 역시 누님 부부도 미래의 든든한 제 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