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 허형만 산 설고 물설고 낯도 선 땅에 아버지 모셔드리고 떠나온 날 밤 문 열어라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제치니 찬바람 온몸을 때려 꼬박 뜬눈으로 날을 샌 후 문 열어라 아버님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 문 다시 닫혀졌는지 어제 밤에도 문 열어라 - 시집 (문학과 지성사, 1999) * 감상 : 허형만 시인.1945년 10월 26일(음)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순천고등학교,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72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면서 이 주최하는 현상 문예에 시 ‘제대병’이 당선되었으며, 이듬해 1973년 에 시 ‘예맞이’로 신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