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삶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네 가지 조건

석전碩田,제임스 2018. 2. 19. 19:02

번 설날은 우리 가족, 아니 아내와 저에게는 의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들 홍민이가 대기업에 취직을 한 후 약 한달 반 가량의 긴 연수 기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근무 부서를 배치 받은 후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연휴가 끝나면 출근을 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2주 전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를 부모에게 인사를 시키겠다고 집에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대면을 하면서 낯선 가정에 처음 오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가능하면 가벼운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얘기를 하다보니 자꾸 내가 말이 많아지면서 시시콜콜한 옛날 얘기들을 하고 말았습니다.  30년 전, 내가 지금의 아내를 처음 집에 데리고 와서, 무릎을 꿇고 앉아 아버지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듣던 순간이 오버랩되어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30년 주기로 반복되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대물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을 살아가면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는 주역을 공부하는 지혜자들의 공통된 가르침입니다. 그것은, 인생의 주기가 30년인데, '인생의 운이 30년 넘어 계속 이어지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운도 30, 나쁜 운도 30년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현재 조금 힘들다고 죽는 소리하며 애통해 할 이유도 없고, 또 지금 조금 운이 좋아 승승장구한다고 교만하게 희희낙락 할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런 삶의 30년 주기를 알만한 지혜가 생기는 나이가, 바로 내가 살아가는 이 나이 쯤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직장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사위와 며느리를 볼 때 첫 대면했던 에피소드들을 나누면서 즐거운 대화를 했습니다. 모두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이다 보니 삶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모두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모두 동감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러면서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난 후 또 다른 30년을 살아가는 첫 걸음을 떼는 이 싯점에서 우리는 조금은 다른 지향점을 갖고 살아가야 된다는 한 동료의 근사한 강의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용을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아등바등 무엇을 이루기 위한 목표 달성이나 성취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삶의 의미(meaning)를 되새기는 쪽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은 대략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첫째, 나는 주변의 사람들과 얼마나 우애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둘째, 나는 목적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셋째, 나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창조적이고 새로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넷째, 나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가?

 

런 기준을 늘 점검하면서, 날마다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삶을 사는 인생후반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 석전(碩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