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30

정지의 힘 / 지켜지지 못한 약속 - 백무산

정지의 힘  – 백무산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달리는 이유를 안다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 시집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창비시선, 2020) * 감상 : 백무산 시인. 본명은 백봉석.1955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습니다. 1974년 현대중공업에 노동자로 입사해 노동을 하다가 1984년 무크지 제1 집에 ‘지옥선’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편집위원을 지냈고,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

여기 지극히 작은 자에게

"When did we see you sick or in prison and go to visit you?' "The King will reply, 'I tell you the truth, whatever you did for one of the least of these  brothers of mine, you did for me.' "(마 25:39~40)"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 25:39~40)* 묵상 : 마태는 복음서를 마무리하기 전, 24장과 25장에서 세상 끝날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

혜성이 큰 딸 '박은영' 결혼식

지난 주 토요일, 구쩡 김실이 누님의 큰 딸 혜성이가 첫 사위를 봤습니다. 늘 어린 조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사위를 볼 정도로 자녀들이 장성했으니,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 만감 중에서도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 이제 그야말로 우리 세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스물아홉 그 시절 그 마음 그대로인데 말입니다.결혼식의 순서 중 내가 찔끔 눈물이 났던 한 장면. 신부 입장 순서에서 그날의 주인공인 신부 은영의 손을 잡고 입장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남동생. 아직 고등학생 어린 동생이지만, 먼저 천국으로 가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순간 마음이 짠해져서 눈물이났던거지요. 아마도 내가 두 누나를 가진  남동생의 입장..

우리의 무기는 '하나님의 능력'

"For though we live in the world, we do not wage war as the world does. The weapons we fight with are not the weapons of the world. On the contrary, they have divine power to demolish strongholds. We demolish arguments and every pretension that sets itself up against the knowledge of God, and we take captive every thought to make it obedient to Christ."(2 Cor. 10:3~5)"우리가 육신으로 행하나 육신에 따라 싸우지 아니하..

'브니엘의 경험'

"After he had sent them across the stream, he sent over all his possessions. So Jacob was left alone, and a man wrestled with him till daybreak."(Genesis 32:23~24)"그들을 인도하여 시내를 건너가게 하며 그의 소유도 건너가게 하고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창 32:23~24)* 묵상 : 한 달 전, 비록 평생을 잔머리를 굴리면서 살았지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벧엘로 올라가는 결단'을 했던 야곱을 묵상(https://jamesbae50.tistory.com/m/13411876)했던 기억이 납니다.속이고 속는 고달픈 삶을 살았던 야곱 ..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

"For you did not receive a spirit that makes you a  slave again to fear, but you received the Spirit of sonship. And by him we cry, "Abba, Father." The Spirit himself testifies with our spirit that we are God's children."(Rom. 8:15~16)"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롬 8:15~16)*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사도 바울이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그리스도..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

"I have hidden your word in my heart that I might not sin against you. Praise be to you, O LORD; teach me your decrees."(Psalms 119:11~12)"내가 주께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찬송을 받으실 주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시 119:11~12)*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인 시편 119편은 시편의 기자가 주의 말씀을 마음에 두었다고 노래하고 있는 고백의 시입니다. 시인은 찬송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께 날마다 그 율례들을 가르쳐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아침 마다 '오늘의 1분 묵상'이라는 제목으로 주의 말씀을 묵상해 온 지도 벌써 햇수로 만 6년이 ..

정희성과 정호승 / 어떤 비선(秘線) / 탈의나주(脫衣裸走) -고운기

정희성과 정호승 - 고운기 두 사람 다 시인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서아니, 더러는 좀 설익기도 해서정희성을 정호승으로 알고정호승을 정희성으로 부르는 일도 생긴다. 비슷한 이름이라 그렇다 해도 정희성을 정희승이라거나정호승을 정호성이라거나신나게 헷갈린다 그러니까 세상에는정희성과 정호승이 살고정희승과 정호성이 떠돌아다닌다 진짜와 유령의 공존 그러다 아예정희성의 이름에 정호승의 약력이 붙고정희성 시의 제목에 정호승의 시가 붙고정희성의 1연에 정호승의 2연이 붙는다 거기서 더 기막힌 시가 나온다면? 드디어 유령은 시인으로 데뷔하여어느덧 유령 시인이 한몫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나는 어젯밤 정희성 시인과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 나눴는데그는 정말 정희성이었을까혹 정희승이 아니 정호성은 아니었을까. - 시집 (문예 중앙..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When Peter saw him, he asked, "Lord, what about him?" Jesus answered, "If I want him to remain alive until I return, what is that to you? You must follow me."(John 21:21~22) "이에 베드로가 그를 보고 예수께 여짜오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요 21:21~22)* 묵상 : 요한복음서의 마지막 21장에는 사도 요한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디베랴 호숫가에서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을 찾아와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