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 이재무 싸락눈이 내리고 날은 저물어 길은 보이지 않고 목쉰 개 울음만 빙판에 자꾸 엎어지는데 식전에 나간 아부지 여태 돌아오시지 않는다 세 번 데운 황새기 장국은 쫄고 벽시계가 열한 시를 친다 무거워 오는 졸음을 쫓고 문고리를 흔드는 기침 소리에 놀라 문 열면 싸대기를 때리는 바람 이불 속 묻어둔 밥 다독거리다 밤은 깊어 살강 뒤지는 생쥐 소리 서울행 기적 소리 들리고 오 리 밖 상엿집 지나 숱한 설움 짊어지고 된바람 헤쳐오는 가뿐 숨소리 들린다 여태 아부지는 오시지 않고 - 시집 (청사, 1987.12) (천년의 시작, 2003) * 감상 : 이재무 시인. 1958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했습니다.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1983년 , ,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