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수없이 많은 음악들의 가사를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이 가장 적합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가사와 곡조들, 그리고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처지가 어울어져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주제를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오직 음악에만 심취한 외골수 아들 조쉬(마일즈 헤이저)에게 삶의 희망을 걸다시피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광고 기획자 샘 매닝(빌리 크루덥). 이야기의 실마리는 이 두 부자의 관계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건이 있었던 그 날도 어렵게 어렵게 큰 광고 계약건을 성사시키고, 그 기쁨을 아들과 나누고 싶어 아들과 약속을 하고 약속 장소에 갔지만, 아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고 바람을 맞힙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엄청난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2010년 호클라호마 Central Plain State University에서 발생한 교내 총기 난사 사건으로 6명의 학생이 희생당하고 범인은 자살한 사건이 이 영화의 소재입니다.
그러나 흔히 이런 이야기를 소재로 다룰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희생자의 한 사람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 영화는 이외로 총기를 난사하고 그 자리에서 자살한 당사자(조쉬)와 그 가족(아버지 샘 매닝과 어머니 에밀리)에게 촛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그 가족과 관계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영화에 등장시키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합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먼저는, 가해자 조쉬를 살인자라고 취급하는 일반 대중들입니다. 그들은 죽은 조쉬의 비석에 어지럽게 낙서를 하면서 그가 죽어 마땅한 살인자라고 써 놓는 부류입니다. 말하자면 '조쉬'라는 한 인간, 이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발버둥 쳤던 나약한 한 젊은이를 이해하기 보다는 결과론적으로만 상대를 바라보는, 우리가 살아가는 작금의 일반 대중(세태)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 세상의 시각이 그것입니다. 영화는 조쉬가 진정으로 원했던 게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면, 그가 작곡했던 곡 <Home>이라는 노래 가삿말이 도움이 될 것임을 친절하게 말해주는 듯, 그 노래를 들려줍니다. 이렇게 총기를 난사하고 사람을 죽였지만, 그래도 나는 늘 따뜻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한 젊은이였을 뿐이라고 말하는 가사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그 곡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대비시켜 보여줍니다. 적어도 그가 총기를 난사한 '살인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순간까지는 말입니다. 바로 그들이, 러덜리스 밴드를 결성해서 샘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구엔틴을 비롯한 친구들입니다. 순수한 뮤지션의 꿈을 꾸면서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어려운 길을 달려가기 위해서 필요한 의지는 박약하고, 감성만 넘치는 그들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그 곡을 만든 당사자가, 사회적으로 낙인(?) 찍힌 살인자가 작곡한 노래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엔, 음악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편견에 따라, 평가하고 판단해버리는 어쩔 수 없는 이 사회의 일원일수 밖에 없는, 그래서' 절대로 있는 그대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못난 감성의 소유자일 뿐입니다.
다음으로는, 조쉬의 여자 친구 케이트 루카스(미켈레 르네)와 조쉬의 어머니 에밀리 같은 부류입니다. 어찌 보면 그녀도 피해자의 한 사람입니다. 살인자의 여자 친구였으니 사회적으로, 또 심리 감정적으로 큰 시련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사건이 터진 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이겨내기 위해서, 역으로 조쉬의 아버지를 공격하는 또 다른 공격자가 되고 맙니다. 그녀도 조쉬가 살아 있을 때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떠남으로써 조쉬가 더 외롭도록 만든 장본인으로서 책임이 있는데 말입니다. 어머니 에밀리는 조쉬와의 관계를 지워버리기 위해서 조쉬가 갖고 있는 모든 사물들을 몽땅 정리해서, 이혼한 남편 샘에게 내팽개쳐 되돌려 줌으로써 아예 자신의 죄책감과 책임을 없애버리려고 하는 부류입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영화는 <Real Friends>라는 노래 가삿말로 따끔한 일침을 가합니다. 필요할 때 그저 곁에만 있어줘도 힘이 되는 게 진정한 친구라는 사실을 애절하게 애절하게 호소합니다.
엄청난 삶의 소용돌이를 겪고, 2년간을 헤매다가(Rudderless: 방향을 잃고 헤매는) 정신을 차린 후, 샘은 드디어 조쉬가 자기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그가 작곡하다가 만 중간에서 끊겨져 있는 이 노래의 가삿말을 자기 스스로 마져 완성해서 만든 노래 <Sing Along>을 부릅니다. 살인자였지만, 그도 역시 나의 아들인 조쉬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아니 그런 아들을 진즉 감싸주지 못하고 내버려뒀던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그리고 아들과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함께 노래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는 노래를 뭉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부릅니다. 이 모습을 의미 심장한 표정으로 바라 보는 Trill Tavern의 주인이 바로 이 영화를 연출한 배우겸 감독 윌리엄 H. 마시입니다.
이곳에 소개한 <Sing Along>의 가사를 비롯해서, 영화 러덜리스에 사용된 노래들의 가사들을, 마치 우리 가요를 부를 때 다가오는 감수성을 느끼듯이 이해하면서 들을 수만 있어도 이 영화를 더 알차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져 봅니다. 노래의 가사 중에 있는 표현처럼, 결국 사랑만이 유일한 답(Maybe love's the only answer)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그래서 우리 함께 노래 부르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삶이지 않을까.
Stuck in your confines chewin? it over.
Caught in your headlights. Stop staring.
Don't know what's on my mind. What am I thinking?
Whatever I say is a lie, so stop staring. Tread carefully
Take a breath and count the stars.
Let the world go round without you.
If you're somewhere you can hear this song
Sing along.
Close your eyes and count to ten.
Maybe love's the only answer.
I will find a way to sing your song
So sing along.
Help me understand the silence.
We make the best we can of everything.
Nothing is what it was. Turning the light on.
Honesty changes us completely. Tread carefully.
Take a breath and count the stars.
Let the world go round without you.
If you're somewhere you can hear my song
Sing along.
Close your eyes and count to ten.
Maybe love's the only answer.
I will find a way to sing your song.
Just sing along.
What is lost can be replaced.
What is gone is not forgotten.
I wish you were here to sing along
My son
My son
My son
*아래 유투브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으로 노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화산책-독후감·책·영화·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디올 앤 아이(Dior and I) (0) | 2015.08.06 |
---|---|
[영화] 러브 앤 머시, Beech Boys의 Brian Wilson 이야기 (0) | 2015.07.30 |
[마돈나] GV 시사회 참석 후기 (0) | 2015.07.16 |
[영화] 라이드(Ride) : 나에게로의 여행 (0) | 2015.07.14 |
[영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0) | 2015.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