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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석전碩田,제임스 2015. 5. 31. 22:36

이 영화는 미국 <금주법>이 시행되는 1910년 즈음을 배경으로 당시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만들어 진 1984년도 쯤에 옛날을 회고하면서 그린 영화이니, 60또는 70년의 긴 세월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린 셈입니다. 아마도 그 당시 미국의 시대상을 이해하고 있다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지식이 없더라도 영화 자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지 그 주제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 땅에 정착하게 되는 4명의 친구들이 성공을 위해서 발버둥을 치면서 살아내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결국 손에 잡힐 듯 부와 명성을 얻게 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은 마치 중국인이 경영하는 아편 가게의 연기처럼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한 편의 대 서사시로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긴 세월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 가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처음 이 영화가 제작된 1984년 당시에는 6시간 짜리로 편집되었다는 후문이지만, 정작 극장에서 관객들에게는 100분짜리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제작사와 배급사가 돈 벌이를 위해서 마구 짤라 상영하는 것을 못 마땅하게 여긴 레오네 감독이 그 후, 짤려 나간 부분을 넣어 다시 개봉한 것이 229분짜리(3시간 30분, 편집용)로 편집된 것이었는데, 이번에 국내에 소개된 것은 251분짜리 감독 확장판입니다. 영화 한편에도 이런 히스토리가 있는 걸 보면 분명 프리미엄급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황야의 무법자> 씨리즈로 유명한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일찌기 <Once upon a time in the West>라는 제목으로 불후의 명작을 만들었습니다. 서부 영화에 푹 빠져 살았던 레오네 감독답게, 서부 영화의 이야기 구성에 현대적인 이야기를 덧 입혀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단번에 명작 반열에 올려 놓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984년 또 다시 똑 같은 이름의 이 영화를 만든 후 89년에 작고하였으니, 이 영화는그의 마지막 작품인 셈이 됩니다.  이들 두 영화가 만들어 진 후, 비슷한 이름의 영화가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졌으니, 논문으로 비견하면 SCI급에 해당될 뿐 아니라, 그 재인용 횟수에서도 단연 수준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생초리,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상하이, 원스어폰어 타임 인..............우리 나라에서도 똑 같은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영화 <친구>는 그 내용과 포맷에서 본다면 대표적인 아류 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4시간이 넘는 긴 상영 시간이다 보니, 2시간을 본 후 인터세션 10분을 갖고, 또 다시 2시간을 감상해야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특유의 뛰어난 이야기 구성력,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뒷바침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다음과 같은 몇가지 팁을 알고 감상하시면 한층 더 영화를 즐기실 수 있으실 것 같네요.

 

첫째, 이 영화의 음악은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는 것,

둘째, 전 작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이 작품의 캐롤 역을 욕심 냈으나, 레오네 감독의 반대로 튜스데이 웰드가 발탁되었다는 것,

셋째, 이 작품의 원작은 해리 그레이가 쓴 소설 < 더 후드>라는 것, 그리고 젊은 시절 마피아였던 작가의 자서전적 소설에 레오네 감독이 각본 작업에 참여하여 일부 이야기를 첨가했다는 것,

넷째, 마이애미 해변이라고 나오는 해변 장면은 실제로 세인트 비터스버그의 돈 세자르 리조트였다는 것,

다섯째, 원래 로버트 드 니로(누들스 역)는 누들스의 젊은 시절만 연기하고 노년은 다른 배우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드니로의 연기를 보고 감독이 생각을 바꿔 노년까지 연기하로록 했다는 사실,

여섯째, 누들스가 친구, 돈, 첫 사랑 등 모든 걸 잃고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서 기차표를 사서 떠나는 장면에 등장하는 매표소 직원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본인이 깜짝 출연한 것,

 

그리고 마지막 일곱째, 영화의 마지막 장면..육중한 기계음을 내면서 출발하는 쓰레기차와 날카롭게 돌아가는 분쇄기 칼날 속에 맥스(제임스 우즈)가 뛰어들어 자살했을까? 그리고 누들스(드 니로)가 아편 연기에 취해서 묘한 웃음을 웃으면서 환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장면과 영화 제목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마지막 팁은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본 사람만이 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제대로 된 러닝 타임으로 상영할 때 꼭 한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

 

* Jose Feliciano의 once there was a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