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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GV 시사회 참석 후기

석전碩田,제임스 2015. 7. 16. 16:55

이번 달은 시사회가 풍년입니다. 연거푸 시사회가 있다는 연락이 공지되는데,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공지가 뜰 때마다 신청을 했더니 사흘이 멀다 하고 영화를 감상하는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감상 후 출연 배우 또는 감독이 참석하여 관객과 대화를 주고 받는 GV 시사회가 있는 날엔 느긋한 마음으로 참석하여 그 분위기를 즐기곤 합니다.

 

오랜만에 신수원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한국 영화라는 기본 정보만 가지고, 자막을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참석했던 시사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관객위원 중 어느 분이 리뷰를 쓰면서 표현했듯이, '사회적 안전망에서 배제 된 여성이 겪게 되는 수난"을 한 여인에게 모두 다 짋어지게 함으로써, 그로부터 오는 불편감을 영화를 보는 내내 감당해야 했다고나 할까요.

 

사실, 저는 영화가 끝난 후 상우 역할을 했던 김영민 배우와 신수원 감독이 무대 위로 올라올 때까지 신수원 감독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김영민 배우가 감독이고, 그 뒤를 따라 올라오는 신수원 감독이 여자 배우인 줄 알았으니 참 한심하지요?  그러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불편감은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여자 감독이라는 사실에 조금은 누그러졌다고나 할까요.  왜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것이, 아무 보호막이 없는 여자들이 이 땅, 내가 살고 있는 폭압적인 한국 땅에서 살아갈 때, 버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것을 남자의 시각으로 저렇게 너무도 리얼하게 그려냈다면 같은 남자 입장에서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죄책감 때문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남자의 시각이 아니라, 같은 여자의 시각으로 그려냈다면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게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감상한 후 리뷰를 쓰기 위해서 이리 저리 생각을 해 봐도 딱히 콕 집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어려움을 당하는 한 여성을 통해서 잘못된 사회를 고발하는 것일까? 아니면 거대한 자본의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치유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생명을 사랑해야 한다는 교조적인 주장을 내세우려고 하는 것일까?

 

돈이 최고 가치가 되어 버린 비정상적인 자본의 구조 속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 모두가 비정상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생명'이며, '따뜻한 관계'이며, 더 나아가서 '용기있는 행동'임을 말하려는 영화로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그런대로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비교적 높은 평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질문 하나를 하고 신수원 감독과 김영민 배우의 싸인이 담긴 홍보 팜플렛 하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가 했던 질문이 무엇이었냐구요?  제가 했던 질문입니다.

 

"2015년 씨네큐브 관객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영화를 보면 재벌 2세로 나오는 병원주 아들 상우의 경우, 그 역시도 성장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서 냉혈한과 같은 인성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상우의 과거를 설명하는 장면이 한 두 컷은 등장하겠거니 기대하면서 봤는데, 끝까지 그런 장면은 없었습니다. 각본에는 있었지만, 영화가 길어져서 편집과정에서 없앤건지, 아니면 아예 첨부터 없었던 건지 말씀해주십시오."

 

이 질문에 대하여, 신수원 감독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간단하게 대답했고, 추가적으로 상우 역할을 했던 김영민 배우가, 그런 장면이 없었기 때문에 연기를 통해서 나름대로 소화해 보려고 감독과 부단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영화를 찍었다는 추가 답변을 했습니다. ^&^

*Chicago의 Hard To Say I'm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