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인사동 어슬렁거리기

석전碩田,제임스 2011. 6. 19. 11:03

토요일 이른 오후에 예정된 친구들과의 만남 약속이 있어 산행을 포기하고 대신 짧은 나들이로 <인사동>을 찾았습니다. 인사동에서 열리는 몇몇 지인들의 전시회도 둘러볼 겸, 또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인사동 인근 골목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 아내와 집을 나섰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연남동이 최근 참 좋아진 것 중의 하나가,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시내로 접근하는 방법이 참 쉬워졌다는 사실입니다.  홍대입구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서울역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울역 앞에서는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은 물론 거의 모든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간 편리한 게 아닙니다. 참 감사한 일이지요.  지난 해 후반기 쯤에는, 지금 살고 있는 집 부근이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는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심각하게 예전에 살았던 연희동 쪽으로 옮겨 볼 생각을 갖고 구체적으로 집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에 몇 가지 개인적인 삶의 변화들이 이 계획을 완전히 없는 걸로 하고 말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인천공항철도의 개통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종각에서 하차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인 75년이나 76년  쯤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때는 방과 후에 종로 2가 학원 골목에 있는 경복 학원에서 단과반(화학) 하나를 수강했던 기억도 났습니다. 당시 종로 2가에는 YMCA학원, 경복학원, 상록수 학원, 대성학원, 시사영어학원 등 학원이 즐비했지요. 지금은 그런 학원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하고 또 지형이 완전히 바뀔 정도로 개발이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도 남아 있는, 옛날 추억이 생각나는 장소들도 있었습니다.  <피맛골>을 보존하느라 아직도 그대도 남아 있는 골목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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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문화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어서인지, 토요일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그들 틈에 끼어 한국의 전통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기념품도 고르고 또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도 사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짭짤하게 재미있었습니다. 또 갤러리와 아트 홀을 찾아 아무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전시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인사아트 센터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은, '자기는 토요일이면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를 한바퀴 도는 게 일'이라면서 한바퀴 휘 둘러 보고 또 다른 전시관으로 사라지더군요. 이 분이 가고 난 후,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저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이제 새로 봐야겠네. 참 멋있네'라고요.ㅎㅎ

 

아내와 함께 늦은 점심은 학원가가 있었던 자리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어느 식당에 들러 푸짐한 모밀 정식을 먹었습니다. 36년 전, 학교 수업이 끝나고 허겁지겁 이곳에 도착해서 500원짜리 순두부찌개를 먹던 추억을 되씹으면서 말입니다. ^&^

 

 

 

 

 

 

쌈짓길 건물..입구에 들어서서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4층까지 올라게 되는 건물 구조

쌈지길 2층으로 올라가는 기둥 위에 그려진 나무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