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1일 화요일. 이 날은 아침부터 참 바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큰 아들 홍민이가 제대하는 날, 그동안 군 복무하느라 수고한 아들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온 가족이 부대 앞에서 그를 환영해 주기로 하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섰습니다. 아침 잠이 많은 작은 아들 홍찬이는 다음 달에 의정부로 군 입대를 하는 상반된 입장이지만, 형이 제대하는 사랑스런 모습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 적극적으로 준비를 하는 게 여간 이쁘지 않습니다.
4 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 주특기가 특수임무라면서 여느 다른 동기생들과 차별된 교육을 받았던 홍민이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애초의 주특기대로 근무하지 않고, 한참 뒤에 다시 원대복귀 하는 등 시련을 겪을 때만 해도, 참으로 우리 마음을 많이도 졸이게 했지요. 하마터면 군 부적응자로 분류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하나님은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셨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뜻하지 않는 만남, 관계들을 통해서 역사해 주신 하나님의 지키시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홍민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제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간증이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2011년 6월 21일이 좋은 날인가요? 홍민이가 제대하는 바로 그 날 저녁, 조카 홍수(형님의 아들)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홍민이가 무사히 건강하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또 홍수가 우리 다음 세대로서는 첫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었으니까 분명 좋은 날임에 틀림없습니다.
한 세대가 가고 또 다른 세대가 오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현장이 바로 이와 같은 관혼상제 예식이지 아닌가 싶습니다. 가까운 친척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 그들이 나이들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되기 때문입니다.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다른 세대가 오는 세월이 거듭되면서, 70년 인생을 사는 우리 인생은 영존하시는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 단지 티끌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혜일 것입니다. 내가 작은 아버지로서 폐백을 받고 절값을 주고 또 덕담도 한마디 건네는 일을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혼식의 모든 순서가 끝난 늦은 시간, 집에 돌아 오자마자 문상 복장으로 갈아 입은 후 성도 중에서 부친상을 당한 분의 상가를 잠시 들러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순서를 끝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인생에게 주어진 운명일찐대, 가끔 천년만년 살것처럼 스스로 속아,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않은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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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음악은 John Denver의 Toda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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