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나.는.가.수.다.

석전碩田,제임스 2011. 7. 9. 17:48

평소 텔레비젼은 뉴스와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 그리고 가끔 다큐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정도인데, 요즘은 모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꼭 시청하게 됩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뭐냐고 묻는 전혀 문외한인 사람에게 이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대중 가요를 게임을 통한 경쟁 방식을 도입하여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매주 장안에 여러가지 화제를 쏟아낼 정도로 그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을 흉내 낸 표현도 성행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제가 <나.가.수>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간 얼굴없는 가수로 활동하다가 인생의 일대 전환기를 맞은 한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시절을 불우하게 보내야 했던 그는 음악을 좋아해서 우여곡절 끝에 노래하는 가수로 데뷰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 때 가정 형편이 악화되었고 그로인해 성격이 삐뚤어져 하루를 멀다하고 경찰서에 드나들어야 했던 그 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대한 울분도 많았고 내면에 분노도 남달리 많았다고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자기를 조금만 오래 쳐다봐도 '왜 쳐다보느냐'고 시비를 걸어 싸워야 직정이 풀렸을 지경이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자신의 속 사람이 편치 못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얼굴이 변하여, 광대 뼈는 툭 튀어 나오고 또 눈은 양쪽 끝이 치켜올라가서 얼굴 표정이 아무리 봐도 험상궂은 밉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렵게 가수는 되었지만, 대중들이 사랑할만한 외모가 아니다 보니 결국 그는 지금까지 얼굴없는 가수로만 활동을 해야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에게 있어,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노래를 하게 한 아주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던 셈입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성공적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몇 번의 경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그는 열광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중의 사랑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외모도 그런대로 봐줄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아니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내가 어떤 긍정적인 생각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이제 불과 몇 주만에 "비쥬얼이 뛰어난 가수"로 일약 대변신을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똑같은 외모이지만, 자기 스스로 자신을 수용하고 사랑할 때 다른 사람들이 보는 외모도 그렇게 사랑스럽고 멋있게 보인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한 사람의 얼굴 없는 가수를 건강하게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나 할까요.

 

나이 마흔을 넘기면 자기의 얼굴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미국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이 했던 유명한 말입니다. 이 말과 관련된 일화입니다.

 

남북전쟁을 끝낸 링컨은 남과 북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진영을 두루 아우르는 인재 등용을 국민 앞에 약속합니다. 그리고는 국가를 위해서 일할 인재를 전국적으로 찾아 나섰습니다. 실력있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은 자천이든 타천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발표했던 것이지요.

 

어느 날 링컨에게 찾아 온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재정 분야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실력과 명망, 그리고 정통한 이론과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찾아와서 스스로 일하겠다고 하는 걸 보고 링컨 행정부의 재정장관이 될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그와 면담을 한 후 링컨은 그를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 주위의 사람들이 왜 그를 기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링컨은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그 사람의 인상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의아해서 되물었습니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는 성경의 말씀도 있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말해도 돼느냐"고 물었더니 링컨이 했던 말이 바로 유명한 이 표현 - 사람이 나이 마흔을 넘기면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 - 인 것입니다.

 

사람은 40세까지는 부모에게서 타고난 얼굴로 살지만, 40세가 넘으면 육신의 얼굴보다 내면의 얼굴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속에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얼굴로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나이 마흔 쯤 되면 그 사람의 인상으로 굳어져버리는 것이지요.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날 때 첫 인상은 좋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싫증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첫 인상과는 상관없이 만날수록 정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면의 얼굴이 선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내적인 아름다운 얼굴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성형 수술로도 만들 수 없는 얼굴입니다. 오로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선하고 바른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 긍정적인 자아상으로부터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한 사람, 얼굴없는 가수를 바꿔 놓는 역할을 했듯이, 우리의 삶에도 나의 생각을 바꿀,  <나는 멋진 인생이다>라든지 <나는 사랑스런 사람이다>와 같은 인생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그가 네게 먹고 마시라 할지라도 그의 마음은 너와 함께 하지 아니함이라(잠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