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세모(歲暮)는 '해가 저문다'는 뜻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을 일컫는 말로는 세말(歲末),년말(年末),
세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한 해의 마지막 날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는
모양입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의미있는 사람과 함께 듣기 위해서 도심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2008년 마지막 해가 떨어지는 서해 바다에서 일몰을 보고 2009년 첫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밤새도록 고속도로를 달려 동해 바다로 줄달음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또 교회와 성당 마다
송구영신 예배가 마련되어 새 해 첫 시간을 명징한 상태로 맞이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사실, 세모의 시간은 하나의 매듭입니다. 이 매듭은 마치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 동면을 하고 나
면 하나의 나이테가 생기듯, 도약을 위한 준비이며 성장을 위한 숨고르기 입니다. 나무에 마디
가 없으면 똑바로 지탱하지 못합니다. 대나무는 그 마디 때문에 똑바로 곧게 자라면서도 휘어지
지 않습니다. 모진 북서풍에도 꺾이지 않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살이에도 매듭이 있습니다. 인생살이의 매듭은 나이와 연륜, 세월과도 관
련이 됩니다. 한 해를 지나면서 잘한 일 잘못한 일을 짚어 보는 것이 바로 인생살이의 매듭인 세
모에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은 없는지, 나로 인해 피해를 당한
이웃은 없는지.....
마중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이 귀하던 시절, 물을 긷기 위해서 펌프를 사용했지요. 펌프를
처음 작동할 때 물이 쉬 나오지 않으면 한 바가지의 물을 퍼부어 주면 신기하게도 나오기 시작
합니다. 이 때 퍼부어주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원하
는 만큼의 엄청난 물을 나오게 하는 것이지요.
마중물은 자기를 버려 남을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2008년을 매듭짓고 2009년 한 해를 새로 맞
이 하면서, 나와 관계된 모든 것에서, 나는 없어지고 다른 사람이 살아나는 마중물과 같은 존재
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었나이다. 저희는 아버지의 것
이었는데 내게 주셨으며 저희는 아버지의 말씀을 지키었나이다. 지금 저희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것이 다 아버지께로서 온 것인 줄 알았나이다.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들을 저희
에게 주었사오며 저희는 이것을 받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나온 줄을 참으로 아오며, 아버지께
서 나를 보내신 줄도 믿었사옵나이다. 내가 저희를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 저희는 아버지의 것이로소이다. 내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요 아버지의 것은 내 것이온데, 내가 저희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았나이다.
(요한복음 17장 6절~10절)
*
한 해 동안 <오늘의 영어 한마디>를 통해 정기적으로 찾아 뵐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2009년
새 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한 복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제임스 拜上>
▣ Evergreen Sung By Susan Jacks
Sometimes love will bloom
in the spring time
Then my flowers in summer it will grow
봄이 오면 때로는
사랑이 돋아나고
여름이면 내 사랑의 꽃이 자라나죠
Then fade away in the winter
When the cold wind begins to blow
그리고 겨울이 다가와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꽃은 시들어 버려요
But when it's evergreen, evergreen
It will last through the summer
and winter too
When love is evergreen, evergreen
Like my love for you
하지만 사랑이 언제나 푸르고 푸르다면
여름이 지나 겨울이 와도
변치 않을 거에요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처럼
언제나 푸르고 푸르다면요
So hold my hand
And tell me you'll be mine
through laughter and through tears
그러니 내 손을 잡고 말해주세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사랑이
되어 주겠다고 말이에요
We'll let the whole world see
Our love will be evergreen
through all the years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사랑은 언제나 푸르다는걸
온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줄 거에요
But when it's evergreen, evergreen
It will last through the summer
and winter too
When love is evergreen, evergreen
Like my love for you
하지만 사랑이 언제나 푸르고 푸르다면
여름이 지나 겨울이 와도
변치 않을 거에요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처럼
언제나 푸르고 푸르다면요
'글-隨筆 ·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 20주년, 짧은 여행을 다녀왔어요. (0) | 2009.01.23 |
---|---|
연말 정산과 양심 (0) | 2009.01.15 |
모임에서 '회계'를 맡는 마음 (0) | 2008.12.18 |
우리의 남은 날수를 계수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0) | 2008.12.10 |
12월을 맞으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0) | 2008.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