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보지 못한 길 - 로버트 프로스트(정현종 역)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속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