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아직도 금연을 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는 분이 몇 분 계십니다. 해마다 새해를 맞이하면 대단한 결심을 하고 담배를 끊어 보겠다고 다짐하지만, 몇 주가 지나지 않아 곧 다시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담배를 끊는 게 그렇게도 힘든 모양입니다. 오늘 어느 시인이 쓴 글을 읽으면서 저는 새삼 담배를 끊는 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는 담배를 피지 않는 입장에서, 이 분들이 혹이라도 몰래 화장실이나, 문을 닫고 자기 방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건물 안에서는 담배를 필 수 없다'는 사실을 일부러 상기시키면서 가시적인 제재 표현을 하는 악역(?)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괜스레 그동안의 제 행동이 너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미안해지는 마음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글이 바로 그 시인의 금연기입니다.
그렇지만 바라기는, 이 글이 아직도 흡연을 하는 분들이 담배 끊는 게 힘들기 때문에 계속 피어야겠다는 하나의 핑곗거리이기 보다는, 아무리 힘들어도 의지를 가지고 한번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글 이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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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기, 생각만 하면 소름돋는
새해에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하신 분들, 지금 어떠십니까? 금연을 실천하고 있습니까?아마 많이 흔들리실 겁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담배는 전혀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끊어야 합니다. 똑 같은 일을 똑같은 시간에 하면서 금연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코틴과의 싸움, 그 때를 떠올려 봅니다.
휴가 첫 날은 잠만 잤습니다. 담배 생각이 날까봐 눈이 떠지만 또 곧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무사히 하루가 지났습니다.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눈만 감으면 잠이 왔습니다.
둘째 날은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섰습니다. 약속 장소인 삼겹살 집에 들어서자 담배연기가 자욱했습니다. 후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머리를 감싸쥐어야 했습니다. 머리 속이 윙윙 거리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흡사 세포들이 빨리 연기를 넣어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듯 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후배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웃어보이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입으로는 웃고 있지만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졌던 모양입니다. 후배는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솔직히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후배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일어서 버렸습니다. 나중에 후배는 "그날 선배의 그렇게 무서운 얼굴은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저는 술집을 나와 뛰다 걷고, 걷다 뛰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맹세 했습니다. 담배를 끊을 때까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셋째 날은 산에 올랐습니다. 깨어 있으면 담배 생각이 나니 몸을 혹사시켜야 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남한산에 올라 무조건 걸었습니다. 지쳐서 고꾸라 질 때까지 산길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밥을 씹으니 달았습니다. 밥맛이 달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너무나 고단해서 눕자마자 잠이 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또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이런 저런 꾀를 내어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텼습니다. 도저히 그냥은 담배의 유혹을 이길 수 없어 금연초라 불리는 가짜 담배를 피웠습니다. 생풀을 태우는 냄새가 나는 가짜 담배는 빨았다 하면 진저리가 치도록 독했습니다. 온갖 이상한 맛이 다 배어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순수한 담배맛이 그렇게 그리웠습니다.
"진짜 담배에 지포라이터로 불을 붙여 한 모금 쪼옥 빨았으면…… 완전히 끊기 보다 는 식후 한 대 씩만 태우면, 아니 하루에 한 대만……"
이런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러자 여기서 중단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것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하루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가지 않으려 했지만 친구들이 불러서 나갔습니다. 술좌석이었습니다. 니코틴과 알코올은 형제, 아니 애인이라서 둘이는 죽고 못사는 사이라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밤마다 술좌석에서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웠거든요. 그럼에도 그 위험한 술자리에 나갔습니다. 저에게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술을 들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담배 생각을 잊을만큼 흠뻑 취하기로 했습니다. 담배 생각나면 한 잔, 또 한 잔……. 그렇게 얼마나 들었는지 모릅니다. 엄청 취해서 마침내 뻗었습니다. 깨어보니 집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또 하루를 무사히 지냈습니다.
보름이 지나니 담배 없이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굴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그러나 담배 생각은 여전히 간절했습니다.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옆집 아저씨의 담배 연기 냄새가 그렇게 구수할 수 없었습니다. 꿈 속에서 담배를 피우다 스스로 "안돼!!"하며 잠에서 깬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담배 연기가 싫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힘들게 담배를 끊었기에 담배를 입에 대기가 무섭습니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친구들이 비아냥 거립니다.
"글 쓴다는 놈이… 그래, 담배 끊고 너 혼자 오래오래 잘살아 보라"고요.
그러나 분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담배만 피우는 `연기에 갇힌 세상"을 살다가 금연을 하면 `연기 없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연,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그 몸부림만큼이나 보람도 큽니다. 힘내십시오. 글이 길어졌습니다.
<김택근/시인〉
▣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sung by Glenn Medeiros
If I had to live my life without you near me
The days would all be empty
The nights would seem so long
And you I see forever oh so clearly
I might have been in love before
But it never felt this strong
Our dreams are young and we both know
They'll take us where we want to go
그대를 곁에 두지 못하고 살아가야 한다면
낮은 온통 비어 버리고
밤은 너무 길게만 느껴지겠죠
이제 그대를 영원히, 그리고 분명하게 볼 수 있어요
예전에도 사랑에 빠져 보았었지만
이처럼 강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우리 둘 다 알고 있듯이 우리의 꿈은 이제 피어납니다
그 꿈들이 우리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거예요
Hold me now, touch me now
I don't want to live without you
지금 나를 안아주어요, 지금 나를 어루만져요
그대 없이는 살고 싶지 않답니다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You ought to know by now
How much I love you
One thing you can be sure of
I'll never ask for more than your love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You ought to know by now
How much I love you
You'll only change my whole life through
But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그대 향한 내 사랑은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나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 그대는 알아야 해요
그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나 그대의 사랑밖에는 원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 무엇도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을 바꿀 순 없어요
나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 그대는 알아야 해요
그대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겠지만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은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답니다
If the road ahead is not so easy
Our love will lead a way for us
Like a guiding star
I'll be there for you if you should need me
You don't have to change a thing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So come with me and share the view
I'll help you see forever, too
우리 앞에 높인 길이 편하진 않더라도
우리의 사랑은 밤하늘의 별처럼
우리의 길을 밝혀 주겠지요
그대 내가 필요하다면 나는 그대 곁에 있으렵니다
아무 것도 바꾸려 하지 말아요
나는 지금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이리 와서 이 광경을 함께 지켜보아요
그대 우리의 영원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도와 줄께요
Hold me now, touch me now
I don't want to live without you
지금 나를 안아주어요, 지금 나를 어루만져요
그대 없이는 살고 싶지 않답니다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You ought to know by now
How much I love you
One thing you can be sure of
I'll never ask for more than your love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You ought to know by now
How much I love you
You'll only change my whole life through
But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그대 향한 내 사랑은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나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 그대는 알아야 해요
그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나 그대의 사랑밖에는 원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 무엇도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을 바꿀 순 없어요
나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 그대는 알아야 해요
그대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겠지만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은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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