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어머님의 장례를 마치고...

석전碩田,제임스 2006. 12. 8. 01:55

지난 토요일 갑작스런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황망히 움직이기 시작하여,

나흘간의 장례 절차와 삼우제 등을 마치고 오늘에서야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

다. 마치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 듯 한 기분입니다.

 

어머니는 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합장을 해드렸습니다.

 

*

 

지금도 불효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것은 어머니의 임종을 가까이에서 지

켜보지 못한 것입니다.  마침 바로 전 날, 하루 직장을 쉬면서 어머니를 찾았

었지요.  아들이 온 줄도 모르고깊은 잠을 주무시면서 종종 힘들어 하시며 눈

을 뜨시는 그 모습에서, 이제는 깊은 잠을 주무시려는구나 짐작했지만, 이렇

게 속히 그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 날  어머니의 귀에 큰 소리로, 다시

한번 구원의 확신과 하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굳게 잡으라고 말씀드릴 때, 아

주 평안한 모습으로 무언의 대답을 하셨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제게는 그래도 위안입니다.

 

지난 해 7월, 강화병원 요양병동에 입원하신 이래, 짧지 않은 1년 5개월동안

어머니는 참 많이도 고생하셨습니다. 자력으로 식사를 하실 수 없어 코에 호

스를 끼워야만 했고, 또 한 달전부턴 그 마저도 힘들어서 많이 고통스러워하

셨지요. 그동안 하루도 빼 놓지 않고 병상에 들러 모녀의 정을 확인한 두 누

님이 고마울 뿐입니다.

 

오늘 멀리 경북 성주 선영에 우리 네 형제 부부가 함께 다녀오면서 살아 생전

아버지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부

모님을 보낸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열심을 다해서 이곳에서 그 분들의 살아

생전 소망을 이루어 드리면서 사는 일이라고 다시 한번 다짐할 수 있었습니

다.

 

*

 

이런 일을 겪을 때 마다,  위로와 격려로 힘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

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겠지만 이렇게 먼저 글을 통해서 감사

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부족한 사람 拜上

 

■ 장례식 관련 사진

 

▶연세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의 모습

 ◀ 선영에 도착하여 운구하는 모습

▲ 2남2여 직계 가족들이 한 자리에    ▲ 이종사촌 형제들과 고모님도 함께

◀ 사흘 뒤 다시 선영을 찾은 형제들


▲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산을 함께 오른 네 형제 자매(無始無終 표지석 앞에서)


◀ 먼 산으로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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