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소통의 장(場)으로서 아침 편지

석전碩田,제임스 2006. 6. 13. 20:13

자아는 덧없다. 

사람이 성장하면 자아에는 이파리가 돋고, 사람이 인생의 계절을 거치는 

동안 자아도 변한다.  과거의 자아들이 유령처럼 길게 늘어서서 우리 뒤를 

따라다니는 가운데 가치관, 습관, 기억은 지금의 ‘나’를 더욱 잘 반영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자아는 수많은 한숨으로 만들어진 신기루이다.

다이엔 애커먼의 <뇌의 문화지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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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되거나, 낯선 내가 나와 맞서는 것을 

본다. 지금의 나를 보면, 나는 어제와 다르게 변해있다. 문득 그런 나를 

발견하게 될 때 어떤 무서움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져본다. 원하지 

않는 내 모습과 마주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매일같이 면도를 하기 위해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얼굴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점점 말라비틀어져가는 영혼으로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

가.

 

노후를 대비해 연금을 붓거나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괜찮은 

내가 있다면 괜찮은 나로서 계속 멋지게 내게 남아 있게 할 수 있다면 그것

이 나머지 인생을 구원하는 일일 것이다 <황인철>

 

*

매일 전자우편으로 배달되는 편지들이 여럿 있습니다. 잘 알려 진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누가 뭐래도 그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레 교회

의 김진홍 목사님이 보내는 두레뉴스, 그리고 말하자면 제가 보내 드리는 

오늘의 영어 한마디도, 감히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이런 류의 편지에 분류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 메일을 받아 보는 이들

이 이제 200여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내용은 매일 아침 저에게 배달되는 황인철 시인의 '아침

공감"이라는 편지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문화적인 단상들과 사색

을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내용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이런 편지들이 갖는 역할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만든

다는 데 있습니다. 작은 생각을 나눔으로써 같은 마음을 키워갈 수 있으며 

서로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잘 아는 타인(Familiar stranger)

들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삶은, 자칫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며 한없

이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서로 소통할 수 있

는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현대인에게는 구원의 통로가 될 수도 있지 않

을까 싶습니다.

 

*

토고와의 월드컵 첫 경기가 있는 날 저녁입니다. 벌써부터 교문 앞에는 대

형 스크린을 마련해 놓고 쿵쿵 거리면서 거리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네요.

온 국민의 성원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화이팅!!

 

▣ The Color of the Night Sung By Lauren Christy

 

You and I moving in the dark

Bodies close but souls apart 

Shadowed smiles and secrets are unrevealed 

I need to know the way you feel

 

당신과 나, 어둠 속에서 움직이며

몸은 가까이에 있지만 영혼은 떨어져있네요

암울한 웃음과 비밀들을 감춰둔 채 말이예요

나, 당신이 뭘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요

 

I'll give you everything I am

And everything I want to be

I'll put it in your hands if you could open up to me

Oh, can't we ever get beyond this wall?

Cause all I want is just once to see you in the light 

But you hide behind 

The color of the night

 

당신께 내 존재의 전부를 드리겠어요

내가 원하는 것 모두를요

당신이 마음을 내게 열어주기만 한다면 

그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맡기겠어요

우리, 이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건가요?

내가 원하는건 

단 한번뿐이라도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예요

하지만 당신은 밤의 어둠 속에 숨어있네요

 

I can't go on running from the past 

Love has turned away this mask 

And now like clouds, like rain 

I'm drowning and I blame it all on you 

I'm lost

God Save me...

 

과거로부터 계속 도망 다닐 수는 없어요

사랑이란 건 이미 그 얼굴을 돌려버렸죠

그리고 이제 나는 마치 구름들처럼, 비처럼 가라앉고 있어요

이 모든 게 당신 탓이예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발 날 살려주세요

 

I'll give you everything I am

And everything I want to be

I'll put it in your hands if you could open up to me

Oh, can't we ever get beyond this wall?

Cause all I want is just once to see you in the light 

But you hide behind 

The color of the night

 

당신께 내 존재 전부를 드리겠어요

내가 원하는 것 모두를요

당신이 마음을 내게 열어주기만 한다면 

그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맡기겠어요

우리, 이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건가요?

내가 원하는건 

단 한번뿐이라도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예요

하지만 당신은 밤의 어둠 속에 숨어있네요

 

Everything I am 

And everything I want to be 

Oh, can't we ever get beyond this wall? 

'Cause all I want is just once forever and again 

I'm waiting for you 

I'm standing in the light 

But, you hide behind the color of the night 

Please come out from the color of the night

 

나의 전부 

내가 원하는 것 모두를 드릴게요

이 벽을 넘어설 수는 없는 건가요?

내가 원하는 건 단 한번만이라도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에요)

나 영원히 당신을 기다릴게요

난 진짜 내 모습을 보였는데 

당신은 그저 밤의 어둠 속에 숨어있을 뿐이군요

제발, 그 어둠 속에서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