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Mary treasured up all these things and pondered them in her heart.(Lk 2 : 19)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눅2:19, 공동번역)
* 묵상 : 성경에 어떤 말을 '마음 속에 깊이 새겨 간직하였다'는 표현이 세 군데 나옵니다.
첫 번째는 꿈쟁이 요셉이 꿈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형들에게 시기를 당하는 장면인데, 모든 형들이 요셉을 시기했지만 아버지인 야곱은 그 말을 마음에 두었다(창37:11)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예수님이 열 두 살이 되던 해, 예루살렘 성전에 그 부모들과 함께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길, 헤어져 찾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며칠 뒤 성전에서 만난 예수가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눅2:49)'라고 한 말에 대해 그 어머니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두었다(2:51)’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아기 예수가 말 구유에 누워 있을 때 동방으로부터 온 박사들이 와서 천사가 전해 준 말을 할 때 듣는 자가 그저 다 놀라워할 뿐이었으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눅2:19)는 오늘 묵상하는 말씀입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일이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할 것 같은 일을 당할 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보다 그냥 마음에 담아두는 게 더 쉽습니다. 이해받으려고 얘기했다가 더 복잡해지면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몸을 빌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를 임신하고 키우는 일, 즉 인류의 구속 역사를 온 몸으로 겪어내면서 누구보다도 더 자주 혼자서 마음에 두어야 할 일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둘러보면 이와같은 상황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셀러리맨의 경우라면, 자신의 회사 CEO와 그 주변에 있는 직급이 높은 사람들의 아부가 극에 달해, 오로지 경쟁에서의 승리와 성공만을 위해 불법과 악행을 자행하는 모습들을 볼 때면 조직 바깥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일일이 떠벌리기보다는 그들의 불법을 마음에만 두고 잠잠해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요셉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마음에 둔 야곱은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동네 나사렛에 사는 미천한 마리아가 엄청난 천사의 말을 듣고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지이다'라고 고백했던 믿음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들이 그 말을 마음에 두었던 것은, 꿈과 말씀을 이루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었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바로 그 하나님, 즉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출 3:15)입니다. 죽은 하나님이 아니라, 야곱을 통해서 요셉에게 함께 하셨던 그 하나님, 지금도 역사 가운데서 일하고 계신,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말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가 '마음에 새겨 간직한 그 말씀'을 성취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를 끝까지 인내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사랑의 하나님, 어제의 화려하고 분주했던 크리스마스도 이제 지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당할 때 즉시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말게 하시고, 또 나를 이해시키려고 허황된 말로 변론하기 보다는, 마리아처럼 말씀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가만히 마음에 담아두는 성숙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하옵소서.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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