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동네 배드민턴 동호회 유감

석전碩田,제임스 2019. 8. 8. 17:24

년 전부터 동네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주말에는 그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습니다. 10대 학창시절부터 거의 50대 초반이 다 되도록, 동네의 작은 교회를 중심으로 톱니 쳇바퀴 도는 생활만 하느라 믿지 않는 동네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던게 사실인데,  내가 살았던 아파트가 헐리고 그 자리에 들어선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에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믿지 않는 동네 주민들이다 보니 교인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회지에 살지만 이제는 다양한 생활 체육 운동이 활성화 되면서 꼭 교회 공동체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습니다. 조기 축구회나 등산 모임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것입니다. 비록 조기 축구는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들만의 모임이지만 그 지역에 있는 운동 동호인들끼리 만나는 기회를 선도적으로 주도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또 등산 모임은 한 동네가 아니라 산을 좋아하는 사람 중심의 모임이긴 하지만 그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에 비해 배드민턴 동호회는 가장 최근에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체육관 인근에 있는 남녀노소 동네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하는 운동 모임이다 보니 그 지역에 사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모두 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교회에서 동네 주민들을 만나는 것과 비교해서 그 속에 예배드리고 찬양하는 특별한 종교적인 행위만 없을 뿐, 거의 교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체육관만 하더라도 운동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새벽, 아침, , 저녁 등 적어도 네 그룹의 동호회가 조직되어 있고 각 동호회에는 100여명씩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300~400명 정도의 지역 주민들이 한 체육관을 중심으로 배드민턴 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니까 대단한 성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나, 어느 곳이건 사람들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갈등이라는 인간관계의 문제입니다. 서로 미워하고, 당을 짓고 또 헐뜯는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서로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마치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을 보는 듯 하다고나 할까요. 그저 운동하면서 건강관리나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체육관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 중에는 조그만 조직에서 나름 작은 권력이라도 갖고 싶은 사람들도 있기 나름입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면면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순수하게 운동만 하려는 사람들의 눈에는 부질없는 싸움같이 보일 뿐인데, 서로 반목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물러서면 마치 세상이 끝나는 양 양보없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면서,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자기 편에 서 달라고 기회만 있으면 상대를 비방하는 뒷담화을 하면서 은근히 응원을 요청하곤합니다.

 

심보감 계선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見善如渴 聞惡如聾’ ‘見不善如探湯’, 선한 것, 좋은 것을 보면 마치 갈증이 나는 것 같이 하고, 악한 말을 들으면 귀머거리처럼 되라는 말입니다. 또 좋지 않은 것을 보면 마치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하라는 뜻입니다.

 

자의 도리를 가르치는 명심보감은 어릴 적 시골에서 친구들과 서당을 다니면서 열심히 암기하면서 공부했던 책이라 환갑이 다 된 나이이지만 아직도 결정적일 때에는 입에서 필요한 표현이 흥얼거려 질 정도로 마음 속에 그 구절들이 박혀 있습니다.

 

늘도 뒤에서 열심히 뒷담화 하는 어느 회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입니다. 見善如渴(견선여갈) 聞惡如聾(문악여농)’ ‘見不善如探湯(견불선여탐탕)’ - 석전(碩田)

 

'글-隨筆 ·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 링링, 제대로 경험한 하루  (0) 2019.09.08
2019, 서울 생명사랑 밤길걷기  (0) 2019.09.01
고모님 별세  (0) 2019.07.29
군복무 때부터 이어지는 인연  (0) 2019.07.23
30년 근속, '바보상' 수상  (0) 2019.06.22